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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다룬 영화 "1980" 관람 오월단체 "민주열사 자랑스러워"

연합뉴스 입력 03.27.2024 09:02 AM 조회 818
오월어머니집·오월정신지키기범시도민대책위 등 200여명 '눈시울'
'1980년 5월을 떠올리며' 27일 오후 광주 동구 한 영화관에서 오월단체 관계자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1980'을 관람하기 전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가족 먼저 두고 떠날 정도로 민주화가 그리 좋았소. 남편 없어 서러웠지만, 당신이 단 한 번도 자랑스럽지 않은 적이 없소."

27일 오후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1980'의 상영회가 열린 광주 동구의 한 영화관은 응어리지다 못해 한이 맺힌 관람객들의 통곡으로 가득했다.

이날 개봉한 영화 '1980' 제작사·감독으로부터 초청받은 오월어머니집 회원과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 등 200여명은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1980년 광주에 살았다거나 12·12 군사반란을 주도한 신군부 세력에 맞섰다는 이유로 서서히 몰락해가는 극중 철수네 가족의 서사를 보며 44년 전 아픔을 곱씹었다.

없는 형편에도 오순도순 살아가기 위해 중국 음식점을 개업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가족사진을 찍는 극 중 장면을 보면서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무자비한 계엄군의 행위 묘사 대신 검은 화면과 함께 총성이 울리자 한 오월 단체 관계자는 "우리 남편도 저렇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극 중 철수네와 같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가족을 떠나보낸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아픔을 달랬다.

고개를 숙인 한 회원이 눈물을 소매로 닦아내자 다른 회원은 등을 토닥이며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전 국민이 이 영화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이 무엇인지 알게 되길 소망한다"며 "광주시민 모두 자긍심을 갖고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월 영령들 덕분에 현재 민주화를 누리고 살 수 있다"며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강승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강신일·김규리·백성현·한수연 등이 출연한 영화 '1980'은 전남도청 뒷골목에서 중국 음식점을 하던 가족이 계엄군에 의해 일상이 무너지는 모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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