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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욕심'에 명문대생들 스스로 목숨 끊는다

강세연 입력 07.27.2015 05:18 PM 조회 1,652
[ 앵커멘트 ]

한국에는 자녀들의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를 두고 ‘치맛바람’이라는 말이있죠, 미국에서는 앞장서 자녀들의 장애물을을 제거해주는 ‘잔디깎기 부모’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습니다.

이런 부모들의 성공 욕심으로 극심한 경쟁을 견디지 못한 명문대학교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세연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미국내 명문대학 재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학교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아이비리그 가운데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는 약 일년 사이에 6명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입니다.

올들어 뉴올리언즈에 있는 툴레인대학에서는 재학생 4명이 세상을 떠났고, 아이비리그 가운데 한곳인 코넬대학에서는 1년사이 6명, 유명 뉴욕대학에서도 1년 사이 5명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15살에서 24살 사이 인구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비율은 지난 2007년 10만명당 9.6명에서 지난 2013년 11.1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내에서 상황은 훨씬 심각합니다.

대학 상담센터들의 조사 결과 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불안과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일등만 하다가 명문대에 들어온 뒤 자신보다 훨씬 우수한 친구들을 만나며 겪는 충격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학생들을 오랫동안 상담한 학내 상담사들은 극심한 경쟁 못지않게 외형적 성공만을 중시하고 다 큰 자식들의 일상에 간섭해 독립의 기회를 앗아가는 부모들도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에는 자식들 주위를 날아다니며 간섭하는 ‘헬리콥터 부모’가 문제였다면 요즘엔 부모가 앞장서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잔디깍기 부모’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스탠퍼드대학 1학년 담당 학장 줄리 리트콧 하임스는 2002년 학장으로 취임한 뒤 부모가 자식과 항상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수업 등록을 도와주러 직접 오거나 심지어 교수 면담까지 신청하는 모습을 경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리트콧 하임스는 부모들의 이런 넘치는 사랑은 자식을 강하게 하는 게 아니라 숨을 조이게 한다면서 성인이 된 자식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해 홀로서는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대학들도 이런 문제를 비단 학생들의 정신건강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성공문화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학교 내 부적응과 목숨을 맞바꾸는 일이 늘어나자 휴학과 복학이 까다로운 명문대학들도 정책을 바꾸고 있는 추세입니다.

라디오코리아뉴스 강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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