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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기관장, 선장보다 파워 많아”

주형석 기자 입력 04.23.2014 05:18 AM 조회 3,600
침몰 사고가 일어난 세월호에서는 실세 기관장이 선장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그동안 휘둘러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해진해운에서수년간 근무해 온 한 간부 선원은 최근 한국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청해진해운의기형적 직무구조로 선장이홀대되고 기술자인 기관장이 득세하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됐다고 전했다.

따라서 긴급 사고 후 구조 상황에서도 선장의책임의식이나 위기 대응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적인 모순들이 있었다고지적했다.

더욱이이번 침몰 사고 당시 세월호를 지휘했던 이준석 선장은 알려진 것처럼 계약직의 대타 선장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무늬만 선장'이었다는 것이다.

청해진해운의 전 간부 선원은 선장과해무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기관장이 득세하는 부분에 대한 항의도 많이 있었는데 그관행이 워낙 뿌리 박혀서 개선이 안됐다고 말했다.

결국 선장도 생계를 유지하려다 보니 기관장이 중심이 되는 공무팀의 눈치를 보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게됐다는 설명이다.

청해진해운의 전 간부 선원은 사람도많이 타니 출항하라는 회사 권고를 계약직인 선장이 기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 15일 인천항에서 세월호가 좋지 않은 날씨속에서 단독으로 출항한 것도 선장이정상적인 권한과 주관을 갖고 있었으면 출항거부를 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세월호침몰때 기관장 박모씨가 기관부 직원에게 퇴선명령을내리는 어이없는 일이 생긴 것도 이같은비정상적 직무구조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세월호침몰당시 기관부 직원 7명은 세월호 5층 브리지에 있던 박모씨의 탈출 지시에 따라 3층 기관부 복도에 모두 모였다가 갑판으로 나와 구명보트를타고 해경에 맨먼저 구조됐다.

기관장 박모씨의 지시를 받고 당시기관실에 있던 2명이 3층으로 올라왔고 박모씨, 그리고 박모씨와 함께 있던 기관사 이모씨, 선원실에있던 3명 등이합류해 조직적으로 탈출했다.

이들기관부 직원들은 침몰시 기관실옆 구명뗏목을 펼쳐야할 의무가 있지만 그것마저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이와관련해 청해진해운의 전 간부 선원은 인명과화물을 책임져야할 총책임자부터 대우가 열악하니 경험이풍부한 선장이나 1등 항해사 등 고급인력이 올 수 없었다며 실력있는사람이 배를 몰았으면 달랐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특히청해진해운의 승무원 급여는 업체의60~70% 수준에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직인이준석 선장의월급은 270만원정도다. 이러한 해무 인력들이 계약직 등으로 운영되다보니 의사결정은자연히 공무팀으로 쏠렸다.

청해진해운서경영진과 오너의 돈벌이 욕심을 맞춰주면서 선박수리권한을 바탕으로 '끗발'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선박수리는 물론 선박 구입, 구입한 선박 개조까지 세월호의 파행을 앞장서서주도한 사람들도 이들이다.

돈벌이에 안전문제는 뒤로 밀렸고 이들의입김에 출항과 화물적재까지 좌지우지됐다.

이와관련해 청해진해운의 전 간부선원은 관광객들이많다는 이유로 공무팀이 선장에게 출항하라고압박한 일이 수시로 있었다고 귀띔했다.

배에결함이 생겨도 공무팀에서 부품이 없고, 기술자가부족하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응급조치만한 뒤 출항하라고 해도 거부할수 없는 분위기였다는 증언이다.

배에관한 모든 결정을 예인선등 작은 선박 기관장 출신들로구성된 공무팀이사실상 주도하다 보니 조직의 무게 중심이 선장보다는기관장, 공무팀에게 쏠려 있었다는 것이고 그것이 결국 이번에 세월호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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