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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났습니다

글쓴이: sansae  |  등록일: 09.27.2014 09:47:21  |  조회수: 2231
또 만났습니다


전번 화요일
버스에서 만났던
연둣빛 여인을
레스토랑 입구에서
또 만났습니다
보랏빛 바탕에
하얀 목련꽃이 핀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활짝 웃으며
나를 가볍게 포옹했습니다

“우연히 세 번이면
운명이라고 하던데요”
그녀는 생글거리며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글쎄요 운명이 점점
가까워 오는 것 같습니다”
나도 능청스럽게
맞장구를 쳤습니다
자카란다 나무에 드리운
보랏빛 꽃 송들이
구월의 향기를 풍깁니다

그녀는 얼굴에
능금 빛 홍조를 띄우며
명랑한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우리는 무지개 같은
우연의 예쁜 끈을
서로 쥐고 있으면서도
아직 이름도 모르네요
선생님의 이름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저의 이름은
산새입니다”
“푸른 하늘에
자유롭게 춤추는 산새
너무 낭만적이네요”
“집사님의 이름은요”
“한 송이예요
산새님은 무슨 꽃을
갖고 싶으세요”
“수선화 한 송이
갖고 싶습니다”
“아 그래서 수선화 같은
샛노란 티를 입으셨군요
산새님 마음에서
상큼한 수선화 향기
감도는 것 같습니다”
송이님은 나에게
따스한 미소를 보냈습니다

“송이님은 무슨 꽃을
좋아하십니까”
“도라지꽃을요”
“아 그래서 보랏빛
눈 화장을 하셨군요
황홀하고 신비로운
보랏빛 도라지꽃
저의 침대머리에도
도라지꽃 명화가
걸려있습니다”

“송이님은 어느 시인의
시를 좋아하십니까”
“저는요 김소월 시
<진달래꽃>을
좋아합니다
산새님은요”
“저는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 시를 좋아합니다”

“송이님은 어떤 일에
흥취를 느끼십니까”
“저는 장애자 돕는 일에
동참했습니다”
“송이님은
마음의 부자입니다
비단보다 부드럽고
깃털보다 따뜻한 옷은
사랑인 것 같습니다
수선화 동산 같은
싱그러운 우리 삶은
사랑과 행복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송이님의 예쁜 마음
많이 부럽습니다”
송이님은 사슴 눈 내리깔며
예쁜 미소 숨겼습니다

감미로운 고전명곡이
별빛처럼 흐릅니다
우리는 희고 고운
향긋한 햇송이도
싱싱하고 부드러운
파란 바다 미역도
맛있게 맛보았습니다
"산새님은 무슨 밥을
좋아하세요"
"김치볶음밥
송이님은요"
"저는요 전주비빔밥
우리는 찰떡궁합이네요"
"송이님은 커피 즐기세요
녹차 즐기세요"
"녹차예요 산새님은요"
"저도 녹차입니다
우리는 취향도 비슷합니다"

송이님은 건너편 식탁의
양주병을 유심히 보다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산새님은 술을 드세요”
“가끔
소주는 아니고
포도주만 마시는데
두루미가 옹달샘을 먹듯
조금씩 천천히 마십니다”
“술안주는요”
“닭 날개 황태 오징업니다”
“산새님은 술 마시다
흥이 무르익으면
어떤 노래를 부르세요”
“저는요 산새니깐
새타령을 부르지요”
송이님은 천장에 드리운
샹들리에를 쳐다보며
앙천대소했습니다

송이님은 장난 끼 가득 찬
다정한 눈길로
나를 살짝 쳐다보았습니다
“산새님 굉장히 궁금한
질문 또 하나 있는데
드려도 될까요”
“어서 말씀하세요”
“산새님의 생일은요”
“저의 생일은
이른 봄 2월에
폭포 한 쌍입니다”
송이님은 흥분해서
꽃사슴처럼 껑충 뛰며
손뼉을 쳤습니다
“오 마이갓
저의 생일도
꽃 피는 2월에
감탄부호 한 쌍이에요
2월 11일
싱그러운 인연이에요
정말 베리굿이네요”
송이님은 시원한
대박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세상에 어쩌면 이렇게
우연한 일치가 있을까요
이건 그냥 우연이 아닌
청초한 만남입니다
송이님은 부자입니다
배꽃 같은 가슴에
사랑과 나눔이 피어나는
마음의 부자입니다
행여 송이님을 또 만나면
어떤 향기로운 이야기
솔바람처럼 펼쳐질지
지금부터 궁금해집니다

임형주 <연인>
부탁드립니다.
http://youtu.be/lU_9xxU5a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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