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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저녁입니다.

글쓴이: 클라라다애  |  등록일: 04.12.2021 20:26:01  |  조회수: 1538
행복한할머니(mamaleon )님의 아래 사연을 듣고 보니, 딸이라는 입장에서 많은 생각이 들더이다.
더군다나 저 역시 맏딸이라는 위치에서 뭔가 모를 공감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저희 엄마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저희 아버님은 엄격하신 편인데 다혈질에 고집이 쎄신 편이라...아버지 성격을 닮아서인지, 아버님과 많이 부딪혔죠.  아버님은 어려서부터 내성적이고 무뚝뚝한 저보다, 항상 외향적이고 애교도 많은 제 동생을 많이 아끼셨어요. 
 지금까지 아버지와 관계는 그럭저럭한 편이라서 양친 중에서는 엄마랑 더 가까운데, 엄마는 딸보다 남편이 더 좋은가봐요.
저와 아빠가 부딪히면 항상 '남편도 소중하고 딸도 소중한데 가운데서 내가 누구편을 들겠니' 라면서  겉으로는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하시지만,  결국은 아빠 편이거든요.

뭐 이해는 합니다. 1년 차이지만 저보다 아빠를 먼저 만나셨고,  아빠가 호남형으로 생기긴 했으니까. 더군다나 제가 투머치토커인 엄마의 말을 귀찮아 하는것에 비해 아빠는 그래도 부부라고 아옹다옹하시면서도 잘 들어주시니까.
아무리 부부가 무촌이지만 이혼하면 피 한방울 안섞인 남남이 되는거고, 딸은 1촌이지만  끊을 수 없는 핏줄이 아니냐며 항변해도 결국 엄마는 아빠 편이십니다.

가끔씩은 내가 세대 차이 난다고, 내가 좀 더 배웠다고 엄마를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그래서 엄마가 나보다 아빠에게 의지하는 것 아닐까 라는 반성을 하면서도, 절 이해 못해주는 엄마에게 서운한건 어쩔수없네.

살아오면서 엄마가 원망스러웠던 적이 몇 번 있었지만, 가장 오래 된 기억은 제 꿈 때문이었어요.
다섯살 무렵인가? 선잠을 자면서 꿈을 꿨는데, 꿈 속에서 엄마가 절 혼자 두고 버스를 타는거에요.  버스 문이 닫히고 엄마 혼자 떠나버리자 저는 서러워서 펑펑 울면서 깼고, 옆에서 깜짝 놀라 왜 우냐며 묻는 엄마를 때리면서 더 큰 소리로 빼액빽 울기만 했죠.
드라마 보면 그럴 때, 엄마들이 말없이 꼬옥 딸을 안아주던데. 등을 토닥이면서 괜찮다고 엄마 여기 있다고......
그런데 저희 엄마는 제 등짝 스매싱을 하시면서 왜 자다가 갑자기 떼장구를 부리냐고 야단 치셨던 기억이 있어요.

성인이 되어서는 제가 항공사 크루가 되기로 했을 때, 유학까지 다녀온 니가 왜  이런 일을 하냐면서 절 이해해주지 않아 힘들게 하셨던 적도 있고, 그리고 가장 최근에 엄마가 원망스러운 기억은 사귀던 사람이랑 헤어졌을 때 였는데, 결론적으로 헤어진게 엄마 때문은 아니었지만,  엄마의 반대로 많이 아픈 시간을 견뎌야 했기에 모든게 엄마 때문인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엄마를 많이 사랑합니다. 물론 때때로 엄마에게 정이 떨어질 때가 있지만요.
'엄마에게 정을 많이 주지 말자. 좀 차갑게 굴어야지....' 마음 먹어도 그게 뜻대로 잘 안되네요.
싸울 때는 화가 치밀다가도, 입을 삐죽거리면서 다섯살짜리 아이처럼 정말 말도 안되는 생떼라도 부리실 때에는, 엄마지만 그 모습이 내 딸인 것 처럼 귀엽기도 하고 어이도 없어서 '피식~' 해버리고 맙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 엄만 투머치토커라서 같이 밥을 먹으면 식탁에서 별 이야기를 다 하시는데요, 궁금하지도 않은 옆집 아줌마가 키우는 화분 이야기, 엄마 친구가 운동하다 다리부러져 병원에 입원한 이야기, 엄마 친구 아들 사귀는 여자친구 이야기, 엄마에게 오늘 직장에서 있었던 일과 내일 스케쥴까지...... 정말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하시는데, 한번 들어주기 시작하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끝도 없어 지겹지만, 듣다보면 엄마의 모습이 꼭 유치원 다녀와서 친구들과 있었던 일을, 궁금해 하지도 않는 엄마에게 쫑알쫑알 이야기하는 아이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은 엄마 혈관 건강이 안좋아져서 병원을 다니시는데, 제 성격상 엄마에게 내색은 안하지만 걱정이 많이 되네요. 혈관 질환은 심장과 머리 등 주요 부위를 상할 가능성이 있어서 위험하거든요. 제가 바쁘고 떨어져 살아 항상 당신 혼자 병원 가야 하는 것도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최근 머리도 아프시다는데 뇌 질환으로 갑자기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나.......마음 졸입니다. 
하나님이 필요하면 내 명이라도 깎아서, 대신 엄마를 무탈하게 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런 기도조차도 평소엔 무심하면서, 내 맘이나 편하자고 하는 기도 아닌가...하며 마음이 무겁긴 하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엄마가 별 탈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쓰다보니 철없는 사춘기 소녀의  글 같아서 부끄럽고 쑥스럽긴한데,  뭐 익명이니까~

제가  사귀던 사람 헤어지고  지아(Zia)의 곡만 세 달은 지겹게 들었는데요, 
그 곡들 중 하나 청해봅니다.
♪지아-엄마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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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maleon  04.13.2021 11:04:00  

    안녕하세요.
    이제야 정신이 좀 들어 글 남깁니다.
    전 어려서 몸이 엄청  약해서 엄마 속을 많이 썩혀드렸죠.

    장녀라 그런지 특히 아버지는 절 많이 이뻐 하셨고 장남인 오빠가 있는데도 친구분들과 선술집 이라도 가게 되시면 꼭 저를 데리고 가셨었어요.
    그때  먹었던 곱창 맛 아무리 여기서 먹어도 그 맛이 안 나네요.

    그리구 전 매 도 많이 맞았어요. ㅎㅎ
    말 안 듣고 사고만 치면서 ....  크라라다애 님이 꾸셨던 꿈 난  전 실제로 실행 했었던 기억이..  ㅎㅎ
    엄마랑 아줌마 몇분이 성남 시장 엔가 가신다고 모여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제가 울면서 기어코 따라 간다고 때 스다가 스매싱 당하면서도  버스에  올라 타면서 울고 불고 난리 쳤다네요  그래서 결국 엄마는 못 가셨구요. ㅋㅋ

    시장에라도 데리고 나가면 과일 가게에 진열해 놓은 토마토를 손가락 으로 죄다 구멍을 뽕뽕 뚫어 놔서  한 소쿠리 진열한거 다 사야 할때도 있었다네요.
    전 기억은 안 나지만요.

  • mamaleon  04.13.2021 11:06:00  

    몸이 하도 약해서 태권도를 가르쳤더니 나 보다 큰 애들을 때리고 다니는 사고도 치고.ㅎㅎ
    생각해 보면  어쩜 철 없이 놀던 때가 제일 행복한 시절이 아니였나 생각해 봅니다.
    저도 어려서 우리 엄마 새 엄마 라고 했었어요.. ㅋㅋㅋ 너무 엄 하게 하셔서. 하지만 무한 사랑도 주셨구요.
    그 사랑에 대해선 점점 철이 들고 내가 엄마가 되 보니 알겠더이다.

    클라라다애님  함께 저녁으로의 초대를 청취하고 있다니 반갑습니다.
    언제고 엘레이에 오실 일 있으면 연락 주세요.
    이런것도 인연 이라고 할수 있는데 커피 라도 한잔 해요.
    kg6wnc@yahoo.com
    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SeungKisun  04.19.2021 18:32:00  

    마말레온 님의 글은 항상 재밌어요 ㅎㅎ
    늘 따뜻한 마말레온님의 마음이 전달됩니다.
    나중에 클라라다애님 엘에이 오시면 함께 만나죠~ 저도 끼워주세요~~^^

  • SeungKisun  04.19.2021 18:27:00  

    클라라다애님의 글에 저도 엄마가 생각납니다.
    사랑을 주시기만 했던 엄마가 이젠 부쩍 늙으신걸 발견하면서 안쓰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어요.
    아마 저도 점점 익어가는가 봅니다.
    다애님 어머니께서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따님이 이렇게 걱정하고 있는거 다 아시니 마음이 든든하실 것 같아요.
    다애님도 세계를 다니며 일하다 몸 상하지 않도록 건강 조심하세요.
    우리 모두 건강합시다. 화이팅~~^^

  • mamaleon  04.20.2021 11:34:00  

    네 다음에 클라라다애님 오시면 꼭 함께 만나요.
    클라라다에님 꼭 오시게 되면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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