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위하여
What a Wonderful World!
아버지,
기분은 어떠세요?
오늘도 산책은 다녀오셨나요?
요즘
아버지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아버지'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마음앎이를 며칠 하고 난 오늘,
무작정 아버지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 시작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을 '재즈의 아버지'라고 부르더군요.
그저 하나의 상투적인 수식어처럼 무심히 들어왔던 그 타이틀에
새삼스레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란 무엇일까'
'무엇이 아버지로 만드는 걸까'
저는 궁금했습니다.
찰리 파커(charlie Parker),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혹은 마일즈 데비스(Miles Davis) 와 같은 재즈사의 걸출한 전설들을 제치고 무엇이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을 '재즈의 아버지'로 만들었는지.
'아버지'란 어떠한 의미인 것인지.
그의 삶과 그의 음악을 통해서
저는 작은 진실 몇가지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첫째, '아버지'란 바탕이며 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은
재즈에 근본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재즈의 표준 혹은 틀을 만들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뮤지션이었습니다.
재즈의 가장 큰 특징인 즉흥 솔로연주를 재즈의 중심으로 끌어와 발전시킨 공로,
가사와 멜로디를 밴딩하는 보컬솔로를 선보이며 최초로 재즈보컬 영역을 개척한 공로, 스캣(Scat)이라는 기법을 통해 사람의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이룬 공로는 재즈의 바탕과 뿌리가 되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둘째, '아버지'란 영웅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은 재즈 대중화을 이루어 낸 영웅이었습니다.
모든 영웅이 그렇듯, 그에게도 전설적인 영웅담들이 따라 다니더군요.
미국내에서 보면, 뉴올리언즈 재즈를 시카고와 뉴욕 등에 성공적으로 소개하며 미국 전역에 재즈 붐을 일으켰고, 대외적으로는 미 국무부 지원아래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전역에 재즈를 전파하며, '대사 세치(Ambassador Satch)'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합니다.
근 30년 동안을 일년에 300회 이상의 gig(공연)을 했으며, 자신의 죽음 직전까지 쉼없는 공연스케줄을 소화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에 다작 출연했고, 미국 흑인 최초로 30년대 라디오 쇼의 호스트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셀수없이 많은 TV 출연을 했습니다.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스스로를 엔터테이너라 칭했던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인종차별이 아주 극심했던 시절, 백인이 만들어 놓은 차별의 높은 벽을 뚫고
모든 대중의 사랑을 받은 진정한 첫번째 흑인(African-American)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란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은 많은 이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재즈뮤지션으로의 국한된 삶을 거부하고 엔터테이너로서 살아간 그의 행적에 대하여,
흑인의 자존심을 버린 '백인의 광대'라는 비난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그 시절,
인종차별에 대한 그의 소극적인 태도 혹은 중립적인 태도는
백인들의 세상에 흑인음악인 재즈와 그 영혼을 전파할 수 있는 긍정적 이유가 되었지만, 같은 흑인들에게는 동족의 아픔을 외면한다는 비난을 받는 부정적 이유가 되었습니다.
또한 재즈의 표준이 된 그의 음악 역시
후대의 많은 뮤지션들의 디딤돌로서 가장 인기있는 분석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을 통해 관찰한 '아버지'란 이러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 역시 그러했습니다.
아버지는 외적으로 그리고 내적으로 저의 바탕이자 뿌리셨고,
아버지는 계산없이 모든 것을 내어준 나의 영웅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러한 아버지의 그늘에서 아버지를 비판하고 미워하며 성장했습니다.
아버지는 외로웠겠군요.
요즘
저는 아버지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젊음이 모두 지나 어느덧 늙어버린 아버지를 생각하고,
늙음이 준 존재감 부재로 허망하고 고통스러웠을 아버지를 생각하며,
갑자기 찾아온 암으로 준비되지 않은 죽음과 맞서야만하는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아버지를 위하여
이제껏 한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래서
나약한 눈물따위는 흘리지 않을 겁니다.
아버지,
모든지 할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반드시 해낼 겁니다.
'이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What a wonderful world!)'라며 감탄하고 웃어보이실
아직도 나에게는 너무도 커다란
아버지를 위하여,
용감하고 더 용감하게
해내고야 말겠습니다.
아버지를 위하여,
저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2015년 1월 7일
재명 올림
JM
모두가 행복해질 201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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