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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히터·콜 천적·다리찢기…화려했던 최지만의 2020년

등록일: 10.28.2020 17:41:41  |  조회수: 575

간절하게 원했던 월드시리즈(WS) 우승 반지를 얻지는 못했지만, 2020년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전체가 주목한 '화제의 인물'이었다.

시즌 초에는 스위치히터로 깜짝 변신해 눈길을 끌더니,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투수 게릭 콜의 천적으로 주목받았다.

유쾌한 최지만은 가을 무대에서도 진격을 이어갔고, 1루에서 다리 찢는 수비를 펼치며 메이저리그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최지만 덕에 한국인 메이저리거 새 역사도 탄생했다.

최지만은 한국인 타자 최초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출전하고, 최초로 WS 무대도 밟았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홈런을, WS는 안타와 득점을 하며 '한국인 최초 기록'도 만들었다.

탬파베이는 27일(미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WS 6차전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1-3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밀려 구단 첫 WS 우승 기회는 놓쳤다.

최지만도 6차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WS에서는 9타수 1안타(타율 0.111), 3볼넷, 3득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최지만이 22일 2차전 6회에 친 우전 안타는 'WS에서 나온 한국인 타자의 첫 안타'로 기록됐다.

탬파베이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은 최지만은 시즌 초 '스위치 히터'로 변신했다.

자신의 올 시즌 3번째 경기였던 7월 27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에서 최지만은 0-4로 끌려가던 6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앤서니 케이를 상대할 때 좌타석이 아닌 우타석에 들어섰다.

최지만은 초구 시속 145㎞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빅리그 5년 차인 최지만이 그동안 우투좌타로 뛰었다. 오른쪽 타석에서 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면서 메이저리그를 깜짝 놀라게 했다.

최지만은 이후 타격 부진이 이어지면서 좌타석에서만 서기로 했다. 하지만 시즌 출발부터 우타석에서 친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으로 치른 정규시즌에서 최지만은 42경기 타율 0.230(122타수 28안타), 3홈런, 16타점을 올렸다.

아주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었다. 또한, 정규시즌 14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최지만은 9월 13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최지만은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합류했고, 토론토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는 대타로만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는 여러 차례 주인공이 됐다.

특히 투수 최고 연봉을 받는 게릿 콜을 상대할 때면,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콜은 올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9년간 3억2천4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계약했다.

올해 연봉은 투수 최고인 3천600만달러다. 정규시즌 경기 수가 줄어 실제 손에 넣는 금액은 1천333만3천333달러다.

최지만의 올 시즌 연봉 85만달러, 조정된 연봉은 31만4천815달러다.

연봉에서는 비교가 안 되지만, 최지만은 콜을 상대로 통산(정규시즌·포스트시즌 합산) 21타수 10안타 타율 0.476, 4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4번째 홈런이 나왔다.

최지만은 6일 1차전에서 1-2로 뒤진 4회말 무사 1루, 콜의 시속 154㎞ 직구를 받아쳐 중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최지만은 디비전시리즈에서 15타수 4안타(타율 0.267),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출전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13타수 5안타(타율 0.385), 1홈런, 1타점을 올렸다.

당당히 WS 무대에 오른 최지만은 1루에서 다리를 찢어 공을 잡고, 높이 날아오르는 악송구를 잡아내 타자 주자를 태그아웃하는 진기명기를 선보였다.

현지 언론에서도 최지만의 유연성에 주목하며 질문하기도 했다.

최지만은 "비시즌에 필라테스를 했고, 그게 전부다. 마이너리그 시절 부상을 많이 당해서 유연해지고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기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며 "많은 사람이 나를 야구 선수가 아니라 체조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WS 6차전이 경기 말미, 중계 화면에 잡힌 최지만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하지만, 최지만은 올 시즌 내내 밝은 표정과 과감한 플레이로 탬파베이 더그아웃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