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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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게 해주세요

등록일: 01.16.2015  |  조회수: 1079
낙엽만 떨어져도
심장이 베이던 시절이 누구나 있었겠죠

모처럼 햇살 찬연하던 어느 겨울날,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사랑이란건 없다
 다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사랑이란게 있다고 믿고 싶을 뿐이다'라는 귀절이
척추끝에 직각으로 꽂혀왔었죠.

그후로 오랜동안
사랑이란건
인간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기본적인 예의정도로만
이해하고 살았습니다
두사람이 특별한 관계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그런 정도의 명분은 필요할테니까요

제가 이해하는 사랑의 용도는 그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그다지 사랑이란 것에 기대도 의지도 안합니다.

해마다 발렌타인스 데이는 돌아오지만
그저 꽃가게가 바쁜 날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겨먹은 인간에게
본때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을 원합니다

다시 햇살이 찬연한 겨울 어느 날,
잘못 살았구나, 잘못 살았구나
제 가슴을 치고
제 머리를 쥐어뜯도록 해주십시오

당신이 보내주시는 사진과 사연을 보며
처절히 부럽도록 해주십시오

하여
올 발렌타인스 데이에는
저같은 인간도 꽃가게를 기웃거릴 수 있는
기적이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김형준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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