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명 숨진 벤츄라 선박화재 때 승무원 6명 모두 자고 있었다”

라디오코리아 | 입력 09/13/2019 06: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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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AP)

지난 2일 벤츄라 카운티 해안에서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다이버용 선박 컨셉션호 화재 당시

승무원 6명 모두 취침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예비 보고서를 통해

"불이 났을 때 5명의 승무원은 조타실 뒤 침상에서,

승무원 1명은 선실에서 각각 자고 있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와 dpa 통신 등이 어제(12일) 보도했다.

 

선장을 포함해 2층 갑판 내 침상에서 자던 승무원 5명은 목숨을 건졌지만,

갑판 아래에서 자던 나머지 1명의 승무원은 탑승객 33명과 함께 숨졌다.

 

이는 승객들이 자고 있을 때

최소 1명의 승무원이 불침번을 서도록 한 안전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연방해안경비대 하사관 마크 바니는 승무원들이 교대로 불침번을 서서

선박 또는 주변 해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방 수사당국은 이 선박 운영 선사를 압수 수색하는 등

기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범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대량 인명 피해가 발생한 선박 사고에서

직무를 태만히 한 선장, 기관사, 도선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이

19세기 제정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선사 측 변호인인 더글러스 슈워츠는 성명을 내

승무원 한 명이 새벽 3쯤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에 깨어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승무원은 새벽 2시 30분쯤 조리실 주변을 점검했다고

슈워츠 변호사는 밝혔다.

 

NTSB는 생존 승무원 5명 중 3명을 인터뷰한 결과 등을 토대로

예비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들 승무원은 이번 화재 이전에 사고 선박에서

기계적, 전기적 문제가 보고된 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NTSB는 보고서에서 위쪽에서 자던 승무원 중 한 명이

소음 때문에 깨어나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보고

나머지 승무원들을 깨웠다고 전했다.

 

이 승무원은 주갑판으로 통하는 사다리를 찾으려고 뛰어내렸다가

다리 골절을 당했다.

 

승무원들은 선실로 접근하려 했지만

불길과 연기에 가로막혀 배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한다.

 

선미 쪽으로 헤엄쳐 다시 배 위에 오른 선장과 선원 2명은

기관실 해치를 열었지만,

그 안에서는 어떠한 화재도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아직 구체적인 화재 원인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국은 지난 11일 마지막 희생자의 유해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희생자 34명의 유해는 모두 수습됐다.

 

또한, 연방해안경비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상업용 선박에서 휴대전화 충전 등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해안경비대는 어제(12일) 발표한 안전고시에서

상업용 선박 운영자들에게 감시 없이 이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 충전이나

다량의 멀티탭 사용 제한을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권고 사항에는 모든 필수 화재 진압·안전 장비를 선박에 탑재하고

작동이 가능하도록 유지할 것,

비상탈출구는 눈에 잘 띄고 이용 가능하도록 할 것,

선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숙지할 것 등의 내용도 담겼다.

 

피터 골즈 전 NTSB 관리국장은

배터리 충전 설비가 선박 화재와 연루된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도

여객기에서는 승무원들이 장갑과 화염 소화 장비 등을 준비해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긴 주말을 보내는 30명이 넘는 다이버들이라면

충전할 전화기나 카메라, 노트북을 잔뜩 가지고 있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NTSB는 배터리나 전자기기들이 어떻게 보관되고 충전됐는지를 조사 중이다.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