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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UN 총회 결의안 찬성국가들에 보복 여부 관심

주형석 기자 입력 12.23.2017 08:21 AM 조회 4,650
UN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에서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하면서 미국이 공언한데로 보복에 나설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하고, 美 대사관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UN 총회는 지난 21일 전체 회의를 열고 예루살렘의 지위에 어떠한 변화가 있어서도 안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28개국, 반대 9개국, 기권 35개국의 압도적인 차이로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UN 주재 미국대사는 표결에 앞서 이 결의안에 찬성하는 나라의 명단을 적어 경제 지원을 끊겠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또한 UN이 미국의 결정에 제동을 걸면 미국이 내는 UN 분담금을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미국측 협박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와 유럽의 미국 주요 동맹국들과 우방국들이 미국편을 들지 않았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찬성표를 던졌다.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주요국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예외없이 모두 찬성 대열에 합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터키 등 미국의 우방국들과 함께 북한도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롯해 과테말라, 온두라스,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팔라우, 토고 등 9개국뿐이다.

미국의 손을 들어준 국가들 상당수는 미국과 자유연합협정(COFA)을 체결한 수혜국들이라고 영국 BBC 방송이 지적해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반대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같은 입장으로 반대편을 던진 이들 국가들은 대체로 미국의 경제 지원을 받고 있다.

기권한 35개국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콜롬비아,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바하마, 자메이카, 파나마, 아이티 등 미국과 가깝거나 미국의 지원을 받는 중남미 국가들과 캐나다, 호주 등 미국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이번 결의안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다. 또 UN 총회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상징적인 조처에 불과하다.

미국은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는 니키 헤일리 대사가 거부권을 행사해 이를 제지했었다.

니키 헤일리 대사는 UN 총회 발언을 통해 이번 결의안 채택과 관계없이 당초 계획대로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화가 난 표정으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이 실제로 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가들에 어떤 경제적, 외교적 보복 조처를 할 것인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WSJ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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