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포니아에서
이 흰장미는 참으로 흔하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한 해에 몇번씩 피고 지는 것을
보아왔다.
흔하다는 것은
귀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오늘,
지천에 널러있는 이 흰 장미가
나의 마음에 들어왔다.
그래.
나 따위가
자신을 어떻게 느끼고 평가했든
이 흰장미는 묵묵히 피고 지며
자신으로서 살아왔던 거구나.
이 장미에게
누군가의 평가는 의미없다.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본분과 할 바를 잊지 않은
이 장미는,
그래서 강했고
그래서 흔했다.
진정한 존재감이란
바로 이렇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행하는
바로 그 곳에 늘 있어왔다.
자신을 망각한 채
나처럼,
타인의 평가와
타인과의 비교에 함들어 하고 있다면
진정
자신의 존재감을 형편없이 만드는 것이
우월한 타인과 환경 때문인지
아니면
의미없는 평가와 비교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어리석은 자기자신 때문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아주 작고 흔해보이는
그 일.
그 일이
우리의 할 일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할 때
우리는 틀림없이 훌륭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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