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즈란?
'째즈(Jazz)'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흑인과 트럼펫, 루이 암스트롱, 짙고 자욱한 연기, 아니면 째즈 댄스, 째즈 바, 그도 아니라면 무엇이 연상 되시나요?
지난 10여년 간 우리는 '째즈(Jazz)'라는 단어를 부쩍 많이 들어 왔습니다.
어쩌면 그 단어는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단어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막상 째즈가 무엇이냐고 누군가 묻는 다면 어떻게들 대답 하시겠습니까?
마치 어린 시절, 우리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귀신이야기'처럼, 이름은 친숙하지만 보지도, 만져보지도, 경험해 보지도 않은 그 실체 없는 '째즈(Jazz)'란 과연 무었일까요?
첫번째 산책으로는 이 이야기가 제격일 것 같군요.
바람 역시 째즈적으로 부는 오늘 같은 날에는 특히 이런 수다가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So what
Miles Davis
사전을 펼쳐 볼까요?
'째즈(Jazz)'란 음악의 한 쟝르라고 하네요.
20세기 초반 뉴 올리언즈의 흑인 문화속에서 꽂을 핀 재즈는 미국을 대표하는 음악 스타일이자 문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서 아프리카의 흑인 민속 음악이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의 대중적이고 가벼운 유럽의 클레식 음악과 만나서 미국 남부에서 탄생되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이 학문적인 정의로는 현실 속의 숨 쉬고 있는 '째즈(Jazz)'의 모습을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째즈(Jazz)'가 미국만의 문화라 하기에는 이제 어패가 있거든요.
이미 세계의 대부분 나라에서는 자신들만의 문화와 감성을 담은 째즈를 만들고, 연주하고,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그 스타일 역시 20세기 초반, 미국 째즈의 트레이드 마크 였던 스윙 (Swing)에서 많이 벗어났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1940년대 즘 부터 굉장한 파급력을 갖게 된 라틴 째즈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제 '째즈(Jazz)'라는 이름은 째즈적 감성과 구조가 조금이라도 묻어있는 대부분의 음악에 붙여지고 있습니다.
다시금 '째즈(Jazz)'가 무엇인지 묘연해 지는군요.
여기 또 다른 견해가 있네요.
째즈 역사가들은 째즈란 음악 그 자체라기 보다는 하나의 이상이라고 얘기들을 합니다.
그 이상이란 인간의 삶 속에서 우러나온 경험과 감정을 담고자 하는 그 마음으로부터 움텃고, 사람의 열정에 의해 영감받아졌으며, 그것을 음악으로 연주하고자 의지되어진 바로 그 이상이라고 하네요.
어떤 관점에서 이 정의는 아주 수긍이 갑니다. 초기의 째즈는 미국 흑인들의 한과 고통을 담아낸 흔적이자 역사이니까요.
아름답게 정제되어진 클레식 음악의 틀 안에서는 아마도 그들의 억압된 자유와 저항을 담아내기에 무리가 있었던 듯 합니다.
과감한 비화성음과 텐션, 어긋난 듯한 리듬, 짙고 쿨한 코드, 정제되지 않은 둣한 멜로디…. 당시, 째즈의 사운드는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10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그러한 이상을 담은 음악의 쟝르는 너무나 많아졌고, 클레식 역시 아방가르드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지 오래이기에 그 이상이 더 이상 째즈만의 전유물은 아닌 둣 합니다.
들여다 볼수록 모르겠군요.
저기 저 쪽 코너에 블루지 (Bluesy) 한 벤치가 보이네요. 좀 쉬었다 가야겠습니다.
Gloomy Sunday
Billie Holiday
위의 두 견해는 분명 째즈의 일면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보편 타당하고 시대의 흐름에 영향 받지 않을 째즈의 정의는 없는 걸까요?
아, 여기 있네요.
"The real power of Jazz is that a group of people can come together and create improvised art and negotiate their agendas… and that negotiation is the art."
(Wynton Marsalis from 'Jazz, a film by Ken Burns.')
조금 제 멋대로 의역 하자면 '진정한 째즈의 힘이란 한무리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즉흥적인 소리를 만들고 그들의 예술적 주장을 타협해 나가는 것,- 양보하고 타협하며 조화롭게 상생하는 그 행위가 바로 예술이다'라고 말하고 있네요.
조금 더 제 멋대로 솔로연주 (확대해석) 를 해 볼까요?
우리는 우리의 일상에서 늘 째즈를 연주하는 것 같습니다.
태어남과 함께 우리는 각양각색의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지요.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삶의 가치관도 의미도 각각 제각기인 것이죠.
옮고 그름이 아닌 다름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것, 그리고 그들과 내가 그 다름 속에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노력, 그래서 다른 그들과 함께 '우리의 행복' 이라는 것을 만들어 간다면, 우리는 바로 그 위대한 예술, '째즈 (Jazz),' 를 구현하고 있는 중입니다.
째즈라는 말이 여러분에게 아직 생소하다면 다른 이름이라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랑, 자비, 배려, 양보, 진심… 그 무엇이든 이름 붙이시면 되겠군요.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자신의 뜻대로 되어 주지 않는 상대에게 화를 내고 있었나요?
아니면 자신의 노력과 마음씀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과 사람들을 미워하셨나요?
부디 듣기좋은 째즈 한 곡을 연주하신 하루였기를…
블루지한 벤치에서 일어나 집으로 향하며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