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결혼한 딸이 쓰던 방을 부모가 치우지 않는 이유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4.25.2021 18:58:19  |  조회수: 917
| 이웅진의 '싱글족에게 골든라이프는 없다'


얼마 전 자녀를 결혼시킨 지인이 결혼식에 와준 감사의 뜻으로 점심을 대접했다.

“따님 방 치우면서 울지 않으셨어요?”

“뭐 치울 필요 있겠어요. 그 방을 다른 용도로 쓸 것도 아니고, 애들 오면 쓸 방도 필요하고요. 들어보니 요즘 결혼한 자식들 방을 그대로 두는 집이 많대요.”

나도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요즘 하도 이혼이 많아서 부모들은 만약을 대비해서 1~2년 정도는 자식들이 쓰던 방을 그대로 놔둔다는 것이다.

자식이 결혼해서 잘사는 걸 바라는 것이 부모 마음이지만, 이혼 세태에 이제 부모들은 이런 것까지도 염두에 두는구나, 싶어서 씁쓸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런 부모를 알고 있다.

50대 중반의 이 여성은 3년 전에 딸을 결혼시켰다. 당시 딸은 대학을 갓 졸업한 후라서 부모는 결혼을 말리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생각해보자고 딸을 설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로 죽고 못 사는 딸 커플 앞에 결국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사위가 잘사는 집 아들이라 먹고 사는 걱정은 없다는 게 다행이었다.

런데 딸 부부는 결혼한 지 몇 달도 안돼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변변한 직업 없이 3년째 구직 중이던 사위는 인터넷 도박에 빠져 있는 갖고 있던 돈을 다 탕진한 것도 모자라 빚까지 지게 된 것이다.

울고 불고 하면서 친정에 온 딸은 이대로 헤어지면 너무 억울하다, 한번 더 기회를 줘보겠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부모로서도 사위가 마음에 안들었지만, 살아보겠다는 딸을 말릴 수는 없었다고 한다.


▼ 결혼정보회사 선우 상담 신청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닌 것이었던 모양이다. 사위는 도박벽을 버리지 못했고, 딸 부부는 결혼할 때 시댁에서 마련해준 중형 아파트를 팔아 전세로 갔다가 계속 돈에 쪼들리자 월세로 옮겼다고 한다. 그러다가 결국 딸은 가방 하나 들고 아예 친정으로 돌아왔다. 결혼 1년 6개월 만이었다.

“애가 돌아올 걸 짐작한 건지, 그 방 정리를 못하겠더라고요. 괜히 이런 생각한 것 땜에 부정 탄 건 아닌지 싶기도 하고.”

“인연이 아닌 걸 부모가 어쩌겠어요. 요즘이야 가족이 단출해서 자녀들이 결혼해도 방이 남아돌아 굳이 치우고 말고 안하잖아요. 그리고 결혼해도 계속 드나들면서 방을 쓰기도 하고요.”

“자식이 이혼하는 거 반기는 부모가 어딨겠어요. 근데요, 걔 걱정할 때마다 쓰던 방에 들어가면 차라리 다 정리하고 와서 같이 사는 게 낫겠다, 이러다 심장병 걸려 죽겠다, 싶을 때 주인 없는 방에 혼자 들어가 울면 속이 다 시원해지더라고요. 이제는 그럴 일 없겠지만요.”

어머니는 딸의 이혼이 처음에는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이제는 딸이 더 이상 울지 않고, 자기 방에서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걸 보게 되어 안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감정을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방을 그대로 놔둔 보람이 있다고 하면 속 없는 사람이라는 말 들을까요? 딸애도 친정에 자기 방이 없었으면 마음 편히 돌아오지 못했을 거예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9년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 2019’에 따르면 한국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2016년 기준 2.1명으로 OECD 평균(1.9명)을 넘었고, 아시아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요즘 부모들은 결혼해서 떠난 자식의 빈 방을 정리하며 쓸쓸해하는 게 아니라 자식이 혹시라도 돌아오면 편히 있게 하려고 그 방을 그대로 둔다. 이런 게 이혼 많이 하는 시대를 사는 부모의 모습이고, 마음이 아닐까 싶다.

|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tour.com


e 1991, 선우♥

상담전화 : 1588-2004

미국 동부/토론토 : 201-678-8503

미국 서부 : 213-435-1113

미국 워싱턴/오레곤 : 206-561-3192

카카오톡 상담 : @sunoo


결혼 상담 신청하기



DISCLAIMERS: 이 글은 각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column is written by the columnist, and the author is responsible for all its contents. The us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is article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is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전체: 886 건
1 2 3 4 5 6 7 8 9 10 다음







사람찾기

행사/소식

렌트&리스

비지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