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친척중 동서만한 동지도 없다...]

글쓴이: 선우  |  등록일: 12.18.2009 15:19:48  |  조회수: 4745
약사인 ㄴ씨는 시댁의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속상한 일이 많다. 동갑내기 손윗동서는 돈 드는 일이 있으면 ㄴ씨 부부에게 미뤄놓으면서도 평소에는 손위라고 은근히 시집살이를 시키려고 한다. “맞벌이 하는 우리가 경제적으로 더 여유가 있으니…” 하고 남편은 ㄴ씨를 달래지만, 동서가 자기 실속만 차리는 것 같아 보기싫을 정도이다. 정이 안가 결혼한 지 5년이 넘도록 별로 가깝게 지내지 않은 동서지간이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결혼으로 새롭게 설정되는 관계 중 미묘한 것이 바로 동서지간이다. 며느리라는 입장, 그래서 누구보다 가까이 지내야 하는데, 그게 뜻대로 안되는 모양이다. 나는 여자가 아니니 그 어려운 심정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여느 인간관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해결책이 없는 것도 아니다. 소위 ‘설거지 동지’로서의 동질감을 확인하는 것도 그 중 한 방법이다. 시댁에 가면 부엌 일은 대개 며느리 차지. 불만이 있으면 함께 일하는 시간에 터뜨려서 날려버리는 것이다. 나란히 서서 오붓하게 일을 하다 보면 ‘우리는 이렇게 함께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지 않을까.

또 하나, 동서끼리 서로의 기념일을 챙겨주는 것이다. 어른들, 아이들 생일은 챙기면서 정작 자기 생일은 스스로 챙기기도 뭐해서 그냥 넘어가기 쉽다. 괜찮다 싶으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서운한 마음이 든다. 이럴 때 동서지간에 작은 선물이라도 오고 간다면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내 편이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나도 처가쪽으로 동서가 있는데, 서로 좋은 술친구라고 생각한다. 여자들처럼 사사건건 부딪힐 일도 별로 없다. 사위의 애환은 며느리의 그것보다 덜해서이기도 하지만, 가족이면서 친구일 수 있는 사람은 몇 없다는 생각에 동서가 참 소중하게 여겨진다.

물론 동서들이 잘 지내려면 시부모의 배려도 중요하다. 양쪽을 비교하지 않고, 대립의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모두를 감싸안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시어머니도 한때 며느리였기에 그 어려움, 동서와의 관계 설정 등을 이해해준다면 며느리들이 마음의 빗장을 풀기 훨씬 수월할 것이다. 시댁은 누구의 효심이 더 깊고, 누가 더 부모에게 잘 보일까를 겨루는 경연장이 아니다. 세상에 나와 같은 입장에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지금부터라도 동서와 진한 우애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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