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차 결정사 대표의 답변
지난 21일, 미국 LA에서 실버 스피드데이트를 진행했다. 60대, 70대 싱글들이 주로 참가한 행사였다.
3개월 전에 행사 준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연령대 남녀들이 과연 한자리에 모일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35년간 결정사를 운영하며 시대의 변화를 지켜본 나는 분명한 확신이 있었다.
그 확신은 현실이 됐다. 행사에서 멋있게 나이 들어가는 싱글들이 자리를 채웠다. 100세 시대에 변화하는 세상을 봤다.
행사 준비 과정에서 한 매니저가 문의를 한 70세 여성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거절한 일이 있었다.
나는 고정관념부터 버리라고 나무랐다. 직접 만나본 그 여성은 인생을 정말 잘 살아온, 품격 있는 사람이었다. 최고의 커리어우먼으로 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인 ‘프로 중의 프로’였다.
피부는 탄력 있었고, 꼿꼿한 자세와 세련된 스타일은 젊은 사람 저리가라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나이 때문에 거절당했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 의지와 열정이 있는 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은 반색하며 “정말 그래요? 이 나이에도 만남이 가능해요?”라고 물었다.
이번 실버 스피드데이트에는 74세, 75세 여성도 신청을 했지만, 매니저는 나이가 많다고 신청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남성 참가자 중에는 81세도 있었다. 새삼 행사에 나오지 못한 여성분들에게 미안해진다.
‘사랑할 나이가 따로 있나’라는 유행가 가사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남녀의 만남에 나이는 본질이 아니다.
실버 세대의 이성교제와 사랑은 젊은 세대와는 다르지만, 결코 덜하지는 않다. 이들에게 사랑은 로맨스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동행에 더 가깝다. 함께 밥을 먹고, 여행이나 산책을 함께 하고 말이 통하는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고 싶어한다.
그래서 60대, 70대의 남녀만남은 나이는 이미 큰 변수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 자기 관리를 하고 있는지, 세상과의 연결을 유지하고 있는지다. 핵심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는 삶의 태도다.
인생을 성실하게 잘 살아온 60대, 70대 싱글들이라면 사랑도 잘할 수 있다. 지금은 늦은 나이가 아니라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는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