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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 2개 김현수, 서서히 살아나는 '출루 본능'

등록일: 04.14.2016 09:45:24  |  조회수: 565

KBO 통산 출루율 0.406…빅리그 2경기 출루율 0.571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김현수(28)를 영입하며 가장 크게 기대한 부분은 출루다.

볼티모어는 작년 팀 홈런 아메리칸리그 3위(217개)였지만, 득점은 7위(713점· 경기당 4.4점)에 그쳤다.

이유는 낮은 출루율이었다. 볼티모어 출루율은 리그 15개 팀 가운데 12위(0.307)에 그쳤다. 최하위 미네소타 트윈스(0.305)와도 고작 2리밖에 차이가 안 났다.

그래서 김현수에게 2년 700만 달러(약 80억7천300만원)를 안겨주며 영입했다. 볼티모어는 김현수의 KBO 통산 출루율 0.406에 주목했고, 그에게 톱타자 역할까지 기대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 타율 0.178에 그쳤고, 볼넷도 고작 1개밖에 못 얻어 출루율도 0.224에 그쳤다.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시범경기 49타석 만에 '전력 외'로 성급하게 판단했고, 시즌 개막에 앞서 '한국 유턴' 가능성을 현지 언론에 흘리는 상식 밖 행동까지 했다.

김현수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내세워 메이저리그 잔류를 선언하자, 벅 쇼월터 감독은 출전 기회를 철저하게 제한했다.

대타나 대수비로도 김현수를 쓰지 않던 쇼월터 감독은 정규시즌 5번째 경기인 11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야 김현수를 9번 타자 좌익수로 썼다.

김현수는 비록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전력질주를 해 내야안타 2개를 만들어 팀 승리를 도왔다.

데뷔전에서 3타수 2안타로 활약한 김현수는 다시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두 번째 기회는 좀 더 빨리 찾아왔다. 쇼월터 감독은 14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방문경기에 다시 그를 9번 타자 좌익수로 냈다.

2타수 무안타로 비록 안타는 추가하지 못한 김현수지만, 대신 볼넷 2개를 얻었다.

7번의 타석에서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4번 출루해 출루율은 0.571이다.

시범경기 49타석에서 볼넷 1개만을 얻었던 김현수는 자신의 장기인 선구안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보스턴 선발투수는 우완 조 켈리, 지난 시즌 10승(6패)을 거둔 강속구 투수지만, 제구에 약점이 있다.

김현수는 2회초 2사 1, 2루에서 첫 타석에 등장, 먼저 2스트라이크를 당해 불리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 7구 만에 볼넷을 얻었다.

이어 4회초에에는 1사 주자없는 가운데 켈리가 던진 공 5개를 그대로 지켜보기만 하면서 두 타석 연속으로 볼넷을 골랐다.

김현수 바로 다음 타순인 1번 타자 조이 리카드가 번번이 범타로 물러나 김현수는 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침착한 선구안을 보여준 것으로 충분했다.

지금 김현수는 과정과 결과 모두 챙겨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감독 중에서도 고집이 세기로 유명한 쇼월터 감독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김현수는 징검다리처럼 찾아오는 타석에서 출루 본능을 계속 보여야만 빅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볼티모어 김현수. [AP=연합뉴스]

 

4b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4/14 11: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