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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일만에 승리 낚은 낙차 26 '수퍼 커브'

등록일: 05.01.2017 13:47:25  |  조회수: 254

[류현진 올 첫 승리… 5와 3분의 1이닝 9K 1실점]


커브를 승부구 삼아 타자 요리
다르빗슈 22㎝보다 낙차 더 커… 직구는 평균 143㎞, 아직은 부족
볼넷·안타, 타석에서도 활약


류현진(30·LA 다저스)이 973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4연패 뒤 이뤄낸 첫 승리다.

류현진은 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동안 9탈삼진 3피안타 3볼넷 1실점 호투로 팀의 5대3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의 승리는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1승4패, 평균 자책 4.05를 기록했다.

결정구는 커브, 직구는 아직

4전 5기 류현진 첫 승, 다저스 라인업 보드엔 한글 이름 - 973일만에 얻은 값진 승리였다. 류현진이 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역투하는 모습. 이날 다저스 타선도 모처럼 5점을 뽑아내며 류현진의 시즌 첫 승을 도왔다. 1일 LA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의 라인업 보드(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 선수들 이름이 영어로 표기된 가운데 류현진만 한글로 쓰여있다. /AP 연합뉴스·MLB닷컴
류현진은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던 지난 25일 샌프란시스코전과 마찬가지로 직구 대신 변화구 비중을 늘렸다. 93개 공 가운데 직구는 32개에 불과했고, 체인지업이 35개였다. 커브는 16개, 슬라이더는 10개를 던졌다. 특히 커브 구사 비율은 자신의 메이저리그 통산 비율(11.2%)보다 훨씬 높은 17.2%였다. 이날 커브 구위가 살아나면서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로 삼았다. 미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의 커브 평균 낙차는 25.8㎝로 기록됐다. 커브를 주무기로 쓰는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의 평균 낙차(22.5㎝)보다도 컸다. 결과적으로 커브는 이날 승리의 결정구가 됐다. 류현진은 이날 올 들어 가장 많은 9개의 삼진을 잡았다. 그중 4개가 커브로 헛스윙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체인지업으론 3개, 슬라이더와 직구로는 각각 1개의 삼진을 잡았다.

반면 직구는 아직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 평균은 143㎞에 그쳤다. 류현진의 직구 구사율은 시즌 첫 3경기에선 50%를 넘겼지만, 이후엔 30%대로 줄었다.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직구의 구속·구위 모두 2013~2014년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 변화구 비중을 높인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1회초 위기 극복… 타석에서도 제 몫


류현진의 1회는 위태로웠다. 첫 타자 세자 에르난데스가 친 타구를 다저스 야시엘 푸이그가 놓치면서 3루타가 됐다. 다음 타자 프레디 갈비스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1실점했고, 3번 타자마저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4번타자 마이켈 프랑코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면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2회 이후엔 안타 1개, 볼넷 2개만 내줬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제 몫을 했다. 첫 타석에선 볼넷으로, 두 번째 타석에선 시즌 2호 안타로 100% 출루했다. 그동안 류현진만 올라오면 잠잠했던 다저스 타선도 모처럼 5점을 뽑아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이닝이 지날수록 컨디션이 올라왔다"며 "첫 실점 이후 편안하게 경기를 가져갔다"고 했다.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는 이날 LA 에인절스와 홈경기에 7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팀이 1―3으로 뒤진 5회말 시즌 3호 홈런(1점)을 쏘아 올렸다. 추신수는 최근 3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레인저스는 2대5로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