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추신수(35·텍사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벌어진 양팀의 벤치클리어링 당시 가장 흥분한 선수 중 하나였다. 평소 경기장에서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는 않는 성격이라 배경을 놓고 큰 관심이 모였다.
6회 당시 휴스턴 선발 랜스 맥컬러스가 마이크 나폴리의 등 뒤로 97마일(156㎞)의 강속구를 던진 것이 발단이 됐다. 다행히 나폴리의 몸에 맞지는 않아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텍사스 선수들은 이것이 고의성이 짙었다고 봤다. 앞서 텍사스 선발 앤드루 캐시너가 1회와 2회 두 차례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맥컬러스를 비롯한 휴스턴 선수들에게 격렬하게 항의했고, 포수인 브라이언 맥켄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추신수는 왜 이렇게 강한 항의를 했던 것일까. 추신수는 5일 지역 라디오 방송인 105.3-FM의 ‘벤 앤 스킨 쇼’에 출연, 당시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밝혔다.
추신수는 이런 위협구 사태가 야구의 일부분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맥컬러스는 파워피처이며, 그가 나폴리의 등 뒤로 던진 97마일의 공은 매우 위험하다. 그는 나폴리의 머리 부위를 향해 공을 던졌다. 캐시너가 앞선 두 타자를 맞히기 위해 공을 던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는 타자 몸쪽으로 공을 던지려고 했다. 맥컬러스는 강한 공을 등 뒤로 던졌고, 이것이 우리를 화나게 했다”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이어 추신수는 “누가 나를 말렸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2루심이 나에게로 와 ‘추신수, 물러서’라며 밀었고, 그 후로는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이런 벤치클리어링 사태에서 팀 내 최고 ‘파이터’를 묻는 질문에 “아마도 러그너드 오도어, 카를로스 고메스 두 명의 선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오도어는 작은 체구의 선수지만 이미 호세 바티스타(토론토)와의 주먹다짐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 기억이 있다. 고메스는 이번 벤치클리어링 사태에서 추신수와 함께 가장 전면에 나선 선수이기도 했다. 반대로 가장 싸움을 못할 것 같은 선수에 대해서는 “다르빗슈? 농담이다”라고 재치있게 받아 넘겼다.
한편 추신수는 올해 지명타자 소화 비중이 높아진 것에 대해 “좀 더 편안하게 지명타자 자리를 소화하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나는 팀의 사정을 이해한다”라면서 제프 배니스터 감독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추신수는 “나는 매일 필드에서 주전 선수로 나설 수 있다(외야수로 매일 출전하는 것을 의미). 나는 내가 필드에서 뛸 수 있다고 믿는다”며 외야 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