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오승환(35)이 새 둥지를 찾을까. 아니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그대로 남을까.
미국프로야구(MLB) 선수노조가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149명을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국 선수 중에선 오승환과 김현수(29)가 FA 자격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황재균(30)도 FA로 공시됐으나 KBO리그 유턴을 선언한 상태다.
현지 언론의 관심은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2년간 활약상이 미미했던 김현수보다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로서 실적을 남긴 오승환에게 집중되는 모양새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간 7승 9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남겼다. 작년엔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좋았지만, 올해엔 1승 6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으로 저조했다.
일간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세인트루이스와 오승환의 결별을 점쳤다.
이 신문은 세인트루이스가 FA 자격을 취득한 팀 내 불펜 투수 후안 니카시오에게 재계약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다른 3명의 투수 얘기는 없었다.
특히 세인트루이스가 소속 FA 4명 중 선발 투수 랜스 린에게만 FA 선언을 1년간 유보하는 대신 연봉 1천740만 달러(약 193억5천750만원)를 주는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 것이라고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전망했다.
오승환은 FA 시장에 나가도 붙잡지 않겠다는 의미다.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더라도 FA는 이를 거부하고 시장에 나갈 수 있다.
최근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팬사이디드'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오승환이 흥미로운 영입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젊은 어깨들로 불펜을 꾸린 디트로이트에 베테랑 오승환은 뒷문 단속에 안성맞춤이라는 분석이다. 계약 기간은 1년이 유력하다.
션 두리틀, 라이언 매드슨 등 주축 불펜을 시즌 중 워싱턴 내셔널스로 보낸 '머니볼'의 원조 오클랜드도 역시 경험 적은 젊은 불펜 투수들의 중심을 잡아줄 노련한 투수로 오승환을 영입할 수도 있다.
오승환의 몸값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디트로이트와 오클랜드의 구매 심리를 부추긴다.
우완 강속구 투수 트레버 로즌솔이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내년에 뛰지 못함에 따라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에 잔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토브리그에서 타선 강화에 초점을 맞춘 세인트루이스는 불펜 보강에도 역점을 두고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거쳐 새 마무리를 낙점할 것이라고 MLB닷컴은 전했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오승환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향후 행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오승환은 현재 소속 팀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 만료로 다시 자유계약 선수가 됐고 세인트루이스와의 재계약 논의, 다른 팀과 입단 협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7.10.11
오승환은 지난달 11일 귀국 인터뷰에서 "기회가 되면 더 좋은 모습으로 메이저리그라는 곳에서 더 나은 성적으로 뛰고 싶다"고 빅리그 잔류 희망을 드러냈다.
한편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 등극 문턱에서 주저 앉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선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 베테랑 내야수 체이스 어틀리, 외야수 커티스 그랜더슨 등 6명이 FA로 풀린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11명으로 FA 취득 선수가 가장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