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다저스가 다르빗슈 유 대신 류현진을 월드시리즈 선발로 썼더라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17 월드시리즈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응원했던 팬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이다.
그렇지만 이는 결과론이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유망주를 주고 영입한 다르빗슈를 엔트리에서 제외할 수 없었다.
만에 하나 3차전에서 1⅔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다르빗슈를 선발진에서 뺐다고 해도, 애초에 엔트리에 진입하지 못한 류현진에게 차례가 돌아왔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런데도 류현진이 김병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얻을 기회를 놓친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저스는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1-5로 패했다.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작은 한(恨)은 풀었지만, 올해 우승을 위해 많은 걸 희생했던 다저스는 다시 내년부터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가야 한다.
류현진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벤치에서 박수만 치며 보냈다.
정규시즌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로 성공적인 재활 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역대 포스트시즌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2.81로 강해 포스트시즌 엔트리 승선을 기대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클레이턴 커쇼∼리치 힐∼다르빗슈 유∼알렉스 우드 4명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마에다 겐타는 불펜으로 이동해 포스트시즌을 뛰었지만, 부상 재발 우려가 있는 류현진은 선발진에서 탈락한 순간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대신 류현진은 꾸준히 시뮬레이션 피칭 등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하며 '만에 하나' 상황을 대비했다.
선발진에서 갑작스럽게 부상자가 나올 수 있고, 그럴 때는 류현진이 그 자리를 대체할 1순위 후보가 된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류현진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다저스의 선발투수 4명은 월드시리즈까지 오는 동안 적어도 한 번씩은 이름값을 했다.
류현진은 다사다난했던 2017시즌을 마지막 순간 아쉬움을 남긴 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