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뉴스

류현진, 마운드에서도 타석에서도 '닥공'으로 낚은 승리

등록일: 08.27.2018 11:40:25  |  조회수: 142

 류현진의 타격. [로이터<USA투데이>=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4승째를 거둔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2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은 '닥공'으로 정리할 수 있다.

류현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전에서 5⅔이닝 동안 11안타를 맞았으나 삼진 8개를 곁들여 2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았다.

6회 2사까지 던지면서 안타 11개를 내주고도 투구 수는 86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류현진은 공격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상대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86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4개로 거의 4분의 3에 육박했다.

보통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을 2대 1 정도로 유지했던 류현진은 직전 등판이었던 2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조기 강판 탓인지 경기를 오래 끌지 않았다.

당시 류현진은 4이닝 72구 3실점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4회말 공격에서 류현진 타석에 득점 기회가 찾아오자 대타로 교체를 단행했다.

다저스는 지난해부터 선발 투수의 경기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적극적으로 불펜 투수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내셔널리그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클레이턴 커쇼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투수는 5회를 채우지도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기 일쑤였다.

이번 시즌 류현진의 한 경기 최다 투구는 93개로 구단은 잠정적으로 한계 투구를 100개로 설정한 상황이다.

류현진은 2회와 3회 1점을 내주며 0-2로 끌려갔지만, 팀 타선을 믿고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앞선 세인트루이스전에서 류현진은 구속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자 바깥쪽 위주로 투구하다가 야디어 몰리나에게 속 쓰린 2점 홈런을 맞았다.

샌디에이고전에서는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다 보니 올해 가장 많은 11개의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투구 수 조절에 성공한 덕분에 6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공격적으로 투구했다면, 타석에서는 선수명 대신 붙이고 나온 'MONSTER'다운 면모를 뽐냈다.

류현진은 0-2로 끌려가던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풀카운트 대결로 상대 선발 로버트 얼린을 괴롭힌 끝에 우익수 앞 안타를 때렸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5회말 두 번째 타석 안타는 다저스의 공격 본능을 깨웠다.

류현진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얼린의 초구를 자신 있게 공략해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했다.

투수도 타석에 들어가는 내셔널리그 경기에서 상대 투수에게 안타를 맞고 흔들리는 투수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얼린 역시 5회 2사까지 다저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었지만, 류현진에게 다시 한 번 안타를 맞은 뒤 완전히 무너졌다.

브라이언 도저에게 볼넷을 내주고 저스틴 터너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고, 곧바로 매니 마차도에게는 역전 2점포를 헌납했다.

'베이브 류스' 류현진의 공격 본능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MLB닷컴도 "류현진의 안타 두 개 중 두 번째 안타는 역전의 시발점이 됐다"고 조명했다.

부상 때문에 2018시즌을 절반 이상 날린 류현진은 적은 기회에도 빼어난 투구로 4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 중이다.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10승 고지를 밟는 건 사실상 어렵지만, 앞으로 3승만 더해도 겨울 FA 시장에서는 주목받는 선수로 떠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