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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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 엔 더머의 대형견 기르기 – 한국편2

글쓴이: jeonzy  |  등록일: 01.22.2014 22:29:16  |  조회수: 3733
그렇게 어마무시한 개들과의 동거가 시작되고

어느날 사료를 주러 우리에 간 저는,
바둑만한 검정 콩자반 같은 눈으로 갸우둥 저를 보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독일에서는 집안도 마음대로 활보하고 침대에도 거침 없이 뛰이올라 헷가닥 뒹구는 것들이
나를 따라 멀리 독일에서 한국까지 와서는 ‘철창 우리’ 신세라니…’
참 딱하시도 하고 어찌보면 미안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 저희 부부는 어둠을 틈타 개들을 풀어 주기로 하였습니다

다행이 1편에서 말씀드렸듯이 저희 부부가 자리 잡은 곳이 산골에 위치하고 있어
인가도 드문 드문 위치하고 있고 주민도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늦은 밤, 우리 부부는 눈으로 덮인 감자밭을 껑충껑충 뛰노는 개들을
한 참 바라보다 돌아와  잠이 들었고
다음 날 동이 트기 전 이른 새벽
동네주민이 일어 나기 전에 개를 가둬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밖을 나서는데
이 놈들 기특하게도 집에 돌아와 널부러져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평소 같은면 안들어가겠다던 철장에도 순순히 들어가고
그 좋아하던 사료도 먹지 않고 퍼 자기 시작하는게 얼마나 뛰어 놀았으면 저럴까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서 집에 들어라려는데 멀리서 동네 아저씨 몇 분이
허연 무엇인가를 들고 저희 집을 향해 오고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아저씨들이 오셔서 하시는 이야기인 즉,
어젯밤, 동네 잔치에 쓰려고 소를 잡아 가마솥에 고고 있었는데
밤새 두마리가 와서는 솥울 엎어 들고 오신 허연 소머리뼈만 남기고는
모두 먹었치웠다는 것이었습니다. 
망연자실…..
어쩐지 사료를 입에도 안댄 이유가 피곤해서가 아니라
소한마리를 밤새 먹어치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덤엔 더머 우리 부부는 하룻밤 개들을 풀어준 댓가로
소한마리값을 물어 주어야만 했습니다.

그 후에도 설마하며 몇 번 더 풀어 주었었는데
그 때마다 우리 부부는 닭 2마리 값을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 주었고.
그것이 왜? 닭 2마리인가?하면,
한 번 물면 절대 never놓지 않는 이 놈들 특성상!
하룻밤에, 둘이서, 닭 한 마리씩, 닭 두마리를 물고 아침까지 절대 놓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동네에서 이 개두마리의 악명은 높아져만 갔고
담이 없는 산골 마을에서,
혹여라도 서울사람이와서 담을 치면 “따” 당하는 시골마을에서,
마을 어른들이 몰려와 담을 쳐주기를 애원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겸사겸사 담도 치고,
새 집도 짓기로 하였는데 한 번은 친척 오빠가 놀러를 와 근처 콘도에 묵을 때 일이었습니다.

철창에 갖친 개 들 밥도 줄 겸, 독일에서 온 개들도 구경시켜 줄 겸
친척 오빠네 가족들과 함께 산골집에 간 저는 마당 한쪽에 차를 세우고
곧장 사료를 주러 개 우리에 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만 이 놈이 문을 박차고 나간 것이었습니다.
전 너무 놀라 밖의 상황을 살펴보았습니다.

평소에도 순하고 성격 좋은 친척 오빠는 호수를 든체 멍하니 움직이지 않고 서서
‘이게 뭔일이지?’ 쳐다만 보고 있었고
센스쟁이 언니는 얼른 광에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엄마를 닮은 새침떼기 딸도 얼른 차에 타고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순둥이 아빠를 닮은 아들 제남인
우리를 뛰쳐나온 개와 딱 눈이 마주치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그 순간 겁에 질린 제남이는 사색이 되어 뛰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송아지만한 검은 근육 덩어리 개가 침을 흘리며 자신을 바라보는데
어느 누가 공포에 질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누구라도 도망을 치려고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개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재미난 장난감 하나가 뛰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개는 신이나서 쫓기 시작했고 제남이는 살기 위해 죽어라 뛰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얼른 쇠목줄을 찾아 들고 쫓아가며
“제남아 뛰지마, 가만히 있음 괜찮아”를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제남이 귀에 제 말이 들릴리가 없었습니다.
제남이는공사 중인 집 주변을 빙 빙 돌다
마침 감자를 캐는 아주머니 둘을 실은 트럭을 발견하고는 그리로 돌진하여
올림픽 허들 선수가 허들을 넘 듯,
소모즈가 도움닫기 한번에 빌딩을 뛰어 올르 듯,
중학생 키로는 도저히 기어 오르기도 힘든 트럭을 단 번에 뛰어 올랐습니다.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개는 대신 트럭이라도 물어 뜯어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투로
침을 뚝뚝 흘리며 짓어대며 난리를 쳤고
아주머니들과 제남이는 마이클 젝슨의 빽스텝보다 더 현란한 빽스텝으로 뒷걸음을 쳐
트럭 운전석 본체에 딱 달라 붙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달려가 엎어지며 겨우 쇠목줄을 개에게 씌울 수 있었는데
약이 오른 개가 싫다고 몸부림을 치자
엎어진 제 눈에  한 번은 하늘이 한 번은 땅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드리자면,
개가 몸부림을 칠때마다 두 손으로 목 줄을 잡고 길게 누운 제가 
후라이펜에 생선처럼 엎어졌다 뒤집어졌다하는 것이었습니다.

겨우 사태를 진정시키고 상황을 수습해 보니,
제남이는 얼마나 죽을 힘으로 뛰었는지 가죽벨트가 다 끊어질 정도 였고
제 옷은 바닥에 쓸려 거지꼴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을만 했습니다.

한여름, 그 것들을 데리고 개울에 데리고 가,
공을 물에 던져 주워오기 몇 번만 하면 자동세견이 될 것 같아
큰 만 먹고 개울에 데리고 나갔습니다.
정말 공을 던지자 두 마리가 서로 물에 뛰어들어 공을 주워 왔습니다.
저희 부부는 재미가 들려 몇 번을 공을 던졌는데
이번엔 이것들이 공을 향해 뛰지 않고 개울뚝을 향해 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곳에는 동네 보건소집 외아들이 걸어 오고 있었는데
남편과 저는 모골이 송연해져 초인적인 힘으로 달려가 개들을 한마리씩 잡았습니다.
그런데 한 마리의 발이 간발의 차로 보건소집 아들의 가슴을 찍었고
발톱의 힘으로 보건소집 외아들의 옷이 찟기며  젓꼭지 살점이 떨어져 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헉!!! 꽃다운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의 젖꼭지가 떨어져 덜렁덜렁하는데
저희 부부는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그 아이의 젓꼭지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도
저희 부부가 아직까지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은
보건소집 남편이 제 남편의 고교 동창생이었고
저희 남편에게 독일 명견 ‘롯드와일러’를 소개하고 사가지고 오라고 부축이신 분이
바로 그 분 이시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렸을 적 할머니는 제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늦었다고 생각 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저는 할머니의 말씀을 떠올리며 그 두 녀석이 또 그런 사고를 칠때마다
‘과연 지금이 그 때가 아닐까?’ 수도 없이 생각 했습니다. 
그러나 돈을 받고 팔기는 커녕,
돈을 쌓서 덤으로 준다고 해도 데려갈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도 팔자가 있는 것처럼 개들도 팔자가 있나 봅니다.

당시 아이가 없었던 저희 부부는
영어 유치원비 정도가 드는 개 훈련소에 두 마리를 보내게 되었는데
어느날 이 곳에 제천에서 몸 좀 쓰시다 은퇴하신 형님 한 분이 놀러를 오셨는데
우리 개 두마리를 보더니 아주 좋아하시고
이 개들도 왠일인지 그 형님을 따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아주 아주 기쁘게 형님께 개들을 돈 한 푼 받지 않고 잘 길러달라 헌납했고
형님은 개 두마리를 히틀러 처럼 방 안에 두시고는
은퇴 이후 처음으로 편히 주무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부부의 한국에서의 대형견 기르기는
커다란 아픔과 빈 지갑을 남기고 비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원히 잊지 못 할 그 개들의 이름은 '카를로'와 '도라'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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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rning Garden  01.24.2014 00:25:00  

    반지의 제왕때도 후속편을 이렇게 기다린 적은 없는디--

    아놔, 오로지 2탄 언제 올라오나 싶어서
    하루에도 몇번씩 게시판을 기웃거렸는데
    드디어 완결편을 보게 되었네요 ㅋㅋ

    개 이름이 <카를로>라,
    캬, 이태리 왕가의 이름으로 알고 있는데
    덩치에 맞는 이름이네요
    (도라는 왜 그케 지으셨는지 잘 모르겠고--)

    기다림이 아쉽지 않을 만큼
    이번에도 또 빵터지며 한참을 웃었습니다
    언제 시간 만들어서
    많은 분들과 방송으로 나눌 참입니다

    우월한 필력으로 적어주신 글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 jeonzy  01.29.2014 10:40:00  

    차를 타고 가며 아침 마당을 듣다가
    갑자기 제 글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방송하시기엔 좀 긴 글을

    맛깔나게 읽어 주시고
    모자른 글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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