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 방송시간 (월∼금) 10:00 am ∼ 12:00 pm
  • 진행 김형준 · 우정아
  • 프로듀서 제작국
  • 우편주소 3700 Wilshire Blvd. #600 Los Angeles CA 90010
    아침마당 담당자앞
  • 전화참여 213) 674-1540
  • 카톡참여 radiokorea1540

덤엔 더머의 대형견 기르기 – 한국편1

글쓴이: jeonzy  |  등록일: 01.10.2014 11:25:24  |  조회수: 6380
얼마전 방송을 들으니 애완 동물 이야기를 하시던데...

저도 ‘개’하면 할 말 많은 사람입니다.

제 돌아가신 부친의 말을 빌자면 제 모친이 잘되는 것은
“다 개신이 돌봐줘서 잘되는 것”이라고 할 만큼
동물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버스를 타고 가시다가도 목줄에 메인 불쌍한 개를 보시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내리셔서 목줄 늦춰주기, 물그릇 떠주기, 개주인과 한판 붙기등
다체로운 활동을 펼치셨으며
어느 날 부턴가는 그 영역을 넓히셔서 불쌍한 비둘기들의 모이를 주기 시작하셨고
동네가 히치코크의 “새” 셋트장을 능가하는 비둘기 떼들로 하여
급기야 대책회의를 위한 반상회가 열리기까지 하였었습니다.

이렇게 어머니의 동물에 대한 사랑은 지극했기에
저는 어려서 부터 애완견들과 함께 자랐고
애완견에 대해서라면 안다면 ‘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좀 아는거 이게 사람 잡는 겁니다.

남편 직장 때문에 강원도로 이사를 간 저희 부부는 밤이면
별이 쏟아 질 것 처럼 뜨는 산 골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게 별을 바라볼 때야 좋지만 자려고 눈을 감으면
항상 도시에서 듣던 소음이 하나도 들리지 않고 조용한게 겁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게 든든한 대형견을 기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즈음 마침 제가 유럽에 갈 일이 있어 독일을 가게 되었는데
남편은 어디서 듣고 와서는 독일에 가면 롯드와일러란 개가 있은데
이 개가 명견이라고 한다며 독일에 가면 이 개를 꼭 사오라고 하였습니다.

개에 대해 ‘좀 아는’ 저는 개가 다 개겠지. 가볍게 알았다고 했고 그게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독일에 도착한 저는 개를 사기 위해 우리 나라처럼 애완견 센터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애완견 센터를 찾기도 힘들 뿐더러 그런 곳에서는 롯드 와일러를 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결국 물어 물어 케넬 클럽에 전화를 하여 ‘롯드 와일러’ 협회를 소개 받고 ‘롯드와일러’ 협회를 통해 제가 있는 프랑크 프르트에서 제일 가까운 ‘롯드와일러 동네’를 안내 받았습니다.

독일은 개의 혈통을 보호하기 위해 ‘세파트 동네’에서는 ‘세파트’만 기를 수 있고 ‘롯드와일러 동네’에서는 ‘롯드와일러’만 기를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정말 독일인들 다운 발상에 고개를 끄떡였는데 덕분에 저는 그 동네를 찾아 가기 위해 렌트카에 독일어 통역을 대동 해야만 했습니다.

동네에 도착해서는 법적으로 태어난지 4개월이 지난 강아지만 팔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강아지가 있는 집을 안내 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동양인, 그것도 개 고기를 먹는 한국인에게는 안판다는 것을 겨우 겨우 설득하여
5개월 된 암컷과 6개월 된 숫컷을 각각 다른 집에서 한마리씩 사기로 하고
드디어 허락을 받고 강아지를 보게 되었는데 

문이 열리고 제가 있던 응접실로 뛰어 들어오는 것은
도사견 만한 5개월 된 암컷 강아지와 송아지만한 6개월 된 숫컷 강아지 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게 대형견은 그냥 좀 큰 강아지 또는 개에 지나지 않았고
롯드와일러란 개를 본 적도 없었기에
윤기나는 짧은 검은 털에 근육이 불끈 뿔끈한 두 큰 검은 물체의 등장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사색이 된 제 표정을 다급히 숨기며 억지 웃음을 최대한 자연스레 지으려고 하는 제게 
두 마리는 제가 자기들의 주인이 될 거라는 것을 아는양 달려들어
손바닥만한 혀로 척척 제 빰을 할트며 침을 발라대고 있었고
독일 주인들은 그 모습을 너무 정겹게 미소지며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후에 안 것이지만 이 롯드와일러란 개는 사납기가
교도소에서 죄수가 탈출을 하면 처음엔 도베르망이나 세파트를 보내다가 도저히 안되겠으면 그냥 죄수를 죽이라고 바로 이 롯드와일러를  푼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차 대전 당시에도 히틀러가 아무도 못 믿고 잘 때는 이 롯드와일러 개만 방에다 놓고 잤다고 합니다.

만약 이 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신 분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공포영화 “개”를 보시면
그 개가 바로 롯드와일러 입니다. 
어떻길레  공포물의 주인공까지 되었나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보충 설명을 해드리자면
우리가 잘 끓여 먹는 사골 국에 사골 뼈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그 자태 그대로 던져주면 씹지도 않고 꿀꺽 삼키는 애들이 바로
이 정통 혈통의 롯드와일러라고 이야기 해드리면 감을 좀 잡으실 것입니다.

결국,  이게 정말 잘 하는 짓인가를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외치며 저는 거금을 주고
강아지 형태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강아지라고 하는 대형견 두 마리를 샀고 
영국과 파리 일정이 남아 있는 저는 송아지와 동행은 무리라고 판단
개들은 딴 비행기로 서울로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남편에게도 알렸는데 비디오 지원을 못받는 남편은 오디오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지 뭐하러 강아지가 겁을 먹게 그렇게 하느냐며 툴툴 거렸고
저는 강아지 겁 먹는 것 보다 저 송아지 비행기에 태울 항송사 직원들이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개들을 보내자니 개들을 넣을 케이지가 2개나 필요 했고
두 마리 비행기 값에 2마리 공항 숙식비 등등 생각지도 않던 암초들이 속속 등장했고
저는 이 악몽이 어서 빨리 끝나기만을 바랬습니다.

그러나 그 악몽은 개가 한국에 도착하고도 계속 됐는데
진돗개처럼 한 주인만 섬기는 롯드와일러가 주인 얼굴을 모르게 될까봐
시댁에서 김포검역소까지 일주일 내내 매일 오가며 생수를 사다 받쳤고
일주일을 2마리가 쓴 온돌방 방값에,  특식을 먹어 댄 식비에, 부천 세관에서는 2마리 세금을 내고 나와야 했습니다.
 
이 때쯤  우리 부부는 뭔가 잘 못 되가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었으나
한 번 달리기 시작한 열차는 멈출수가 없었고 생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니 무를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형견을 기르는 것은 개에 대해 ‘좀 아는’ 것 과는 너무나 차이가 있었고
남편과 저는 하루 아침에 더 엔 더머가 되어버렸습니다.

강원도에 도착하고 강원도 산골을 뛰어 다니는 개들을 잡으러  뛰어 다니며 
우리 부부는 그때서야 이 개들을 위한 좀 특수한 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부랴 부랴 철공소를 찾은 우리 부부는 개들의 덩치를 감안
창경원 우리 같은 개 우리를 주문하였고
그 우리가 5톤 트럭에 실려 집에 도착하던 날,
인간의 힘으로는 우리를  내려 자리 잡을 수 없음으로 포크레인을 불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겨우 그 개들을 우리에 가두고 우리 부부는 우리 앞에 서서 좋다고 뛰는 개들을 보며 우리는 우리고 진짜 개 집이 필요하구나 깨달았습니다.

목공소에서 지붕까지 열리게 설계한 집이 배달 되던 날 희 눈이 펄펄 날렸고
나무집을 우리에 넣고 바라보던 우리 부부는 흰 눈이 우리에 쌓이는 것을 보며
우리가 얼음판이 되기 전에 나무가 눈에 썪기 전에 천막을 쳐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후에도 참 많은 것을 깨달았는데 
대형견을 자주 목욕시키기는 너무 힘든 일이었으므로 개가 흙구덩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선 우리에 콘그리트를 깔아야 한다든가 ,
개사료를 사는데 트럭이 필요하고,
개똥을 치는데 큰 삽이 필요하다는 등등이었습니다.

이렇게 멋 모르고 시작한 대형견 기르기는 참 많은 깨달음과 고난을 우리 부부에게 주었는데 그 때는 미처 그것이 시작에 불과하는 것을 미쳐 깨닫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그 후에도 두 마리의 개들은  우리 부부의 혼을 몽땅 빼놓는 일을 심심찮게 벌였는데
그 중에 압권은 ‘소한마리’ 사건 이었습니다.

덤 엔 더머의 대형견 기르기 한국편 2에서 계속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 Morning Garden  01.11.2014 01:39:00  

    글쓰는 작업이 뭔지 안다면 '좀 아는'
    그래서 웬만한 글에는 눈길도 안가는 시건방진 인간도
    선생님 글에 흠뻑 빠져서 순식간에 읽어내려 갔네요
    참 글 맛갈나게 쓰십니다.
    (이런 말씀드려도 실례아닌가요?
     선수에게 선수라는 칭찬은 오히려 결례가 되는 것 같아서리--)

    저도 개라면 껌뻑 죽습니다
    뽀뽀는 당연한 스킨쉽이고
    껴안고 자면 그렇게 안정감을 느낍니다
    특히나 닭집을 한 이후로는
    그렇게 개들이 살갑게 덤벼듭니다
    아마도 제 몸에 인처럼 배겨있는 닭냄새때문이 아닌지*^^*

    고등학교때 집에서 독일에서 갖고 온
    온몸이 모두 검은 털인 세파트를 키운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 열마리 안팍밖에 없다는 귀한 놈이어서
    지극정성으로 모셨습니다

    이 녀석 데리고 나가면
    모세께서 홍해를 가르듯
    길 한가운데가 저절로 열리는 기적을 경험하곤 했습니다
    사람들이 알아서 비켜줍니다
    그러다 무슨 발정이 났는지
    온힘을 다해 암캐를 향해 돌진하는 바람에
    거의 질질 끌려가다시피 해서
    아스팔트에 가슴팍이 거덜이 난 적도 있습니다
    대형견
    그거 아무나 못키웁니다
    일단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황당한 경우 많이 겪습니다
    개도 저같은 저질체력은 우습게 압니다
    개가 저를 산책시키는 형국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아무튼 어여 2탄 올려주세요
    웬만한 영화 후속작보다 더 기둘려집니다
    추천 꾹입니다요~~~~

  • jeonzy  01.13.2014 11:42:00  

    과분한 칭찬 감사드립니다.
    기쁜 마음으로 후속편을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취자 게시판

전체: 1,011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