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몸` 같은 옐런과 파월, 인플레이션에 기름 부을까

글쓴이: uamlgj  |  등록일: 06.02.2021 13:55:54  |  조회수: 308
인플레이션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두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펼치고 있는 '무제한 양적완화'의 종료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이기도 하지만, 경제 주체의 호주머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요 경제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의 별명은 '소리 없는 도둑'입니다.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앉은 자리에서 돈을 잃을 수 있다는 뜻이죠. 예컨대, 급여가 동일할 때 밥값이 10% 오르면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끼니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물가 상승에 따른 돈의 가치 하락으로 월급 10%가 삭감되는 것과 다름없죠. 이런 이유로 고정된 금액의 현금을 받는 월급쟁이와 연금생활자, 은행 예금에 돈을 묻어놓은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에 취약합니다. 이런 손해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짜려고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소식에 민감합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는 건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제반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입니다. 전례 없는 수준의 통화량 팽창, 공급망 혼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폭발,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여기에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밀착 관계가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번 화 '머니백'에선 미국 경제 수장 '투톱'이 호흡을 맞추는 것이 인플레이션 리스크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경제학자들의 우려를 소개합니다. "두 기관(재무부와 연준)의 화력이 합쳐져 경제에 과도한 자극을 가해 금융버블이나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 WSJ는 그 이유 중 하나로 옐런과 파월의 관계를 꼽습니다.

옐런과 파월은 연준 직장 동료였습니다. 옐런은 2010~2012년 연준 부의장을 지낸 뒤 2013년 연준 의장으로 지명돼 2014~2018년 임기를 마쳤고 파월은 2012년에 이사로 연준에 입성해 2018년 옐런의 뒤를 이어 의장에 취임했죠. 한 건물에서 약 6년간 함께 일한 겁니다.

옐런이 의장에 오른 뒤 두 사람은 모두 32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연준의 통화정책 최고결정기구)에 동석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 파월 당시 연준 이사가 옐런과 반대로 표를 던진 사례가 전무합니다. "경제관을 공유한 두 사람이 '재무부와 연준은 서로 정책을 조율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깰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연준은 정부나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기관입니다. 의장과 부의장은 연준 이사회 이사 중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지만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별도의 대통령 인가가 필요 없죠.

그래서 정부와 연준이 종종 마찰을 빚기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가 금리 인하를 거부하는 파월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했고, 스티븐 므누신 전임 재무장관은 미사용 대출지원 자금을 놓고 파월과 충돌했죠. 정부와 연준이 대립각을 세울 때마다 국제 증시는 불확실성 증대로 불안에 떨었지만 연준의 독립성을 지켰다는 상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젠 재무장관과 연준 의장이 한 몸처럼 움직여서 걱정을 키웁니다. 연준은 현재 지난해 3월부터 제로금리에 더해 국채 등을 사들여 지금까지 시중에 푼 자금 규모가 7조9000억달러가 넘습니다. 여기에다 바이든 정부는 취임 후 세 개의 초대형 부양책을 내놨는데 그 규모가 모두 6조달러(약 6647조원)에 이릅니다. 2019년 대한민국 국회에서 확정된 우리 정부 예산(512조원)의 약 13배죠.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휘청였을 때 둘의 합심은 '경제 구원투수'였지만 경제 회복이 가시화된 지금은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계론이 적지 않습니다. 시중 통화량(M2·광의통화)이 20조2560억달러까지 치솟았거든요. 그리고 '맨큐의 경제학' 10대 경제학 원칙에 나왔듯, 통화량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물가는 상승합니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우리가 한 세대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파월은 물가 안정과 고용 안정이라는 '이중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노동시장 회복이 더뎌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견지 중입니다. 옐런과 파월은 모두 "지속적인 물가 상승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파월이 이러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계속 일축하면 바이든표 부양책이 담긴 예산안 협상 때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조금 더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각에선 파월이 내년 2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옐런을 의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백악관 경제팀 고위 관계자들이 파월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기 때문에 옐런이 파월의 연임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인물이란 거죠.

지난해 코로나발(發) 경기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로 최근 높게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나 연준이 중요하게 보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곧이곧대로 인플레이션 조짐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올 하반기 기저효과 요인이 소멸된 후에야 "파월이 2018년 옐런이 연준 의장직에서 물러날 때 넘겨줬던 지휘봉을 3년 지나 다시 옐런에게 돌려주고 있다"던 WSJ의 혹평이 맞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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