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녹록지 않죠"..민낯 드러낸 `감독 문소리`의 오늘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8.31.2017 14:45:10  |  조회수: 610
감독들이 배우보다 훨씬 용감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문소리가 배우 타이틀을 떼고 감독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데뷔 17년 만에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해 오는 9월 14일 관객과 만난다.

31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역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문소리는 이날 감독, 각본, 주연 1인 3역으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늘상 남자 감독과 남자 배우들 틈에서 기자간담회에 나서다가 홀로 무대에 오른 문소리는 머쓱한 듯 "감독들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진다"고 운을 뗐다.

'여배우는 오늘도'는 여성으로서의 삶과 직업으로서의 배우, 더불어 영화에 대한 깊은 사랑을 데뷔 17년 차 배우 문소리의 스크린 밖 일상을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은 작품. 문소리가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과제로 만든 '여배우', '여배우는 오늘도', '최고의 감독' 세 편의 단편을 하나로 묶어 장편으로 완성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은 영화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정식 개봉을 하게 됐다.

감독 문소리가 다루는 이야기는 '배우 문소리'에 관한 것이다.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영화 속 '배우 문소리'는 엄연히 픽션화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문소리는 "이 영화는 픽션이고, 다큐멘터리도 아니다. 그러나 제 진심을 담은 작품이다. 유사한 감정과 마음이 합쳐져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 사실은 아닌 부분들도 있지만 모두가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영화는 우울하거나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시종일관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이는 문소리가 가진 캐릭터 때문이기도 하고, 블랙 코미디 무드를 형성한 연출의 색깔 때문이기도 하다.

'배우 문소리'는 극 중에서 아름다움에 크게 집착한다. 주변 인물들 역시 문소리의 외모를 지적하거나 민낯을 조롱하는 듯한 유머를 서슴지 않는다. 자신이 캐스팅에서 밀리는 것이 외모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문소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내가 안 예뻐?"라고 묻는다. 이는 감독 문소리가 신인 시절 가졌던 고민에서 출발한 에피소드다.

문소리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1999)으로 데뷔를 했는데 당시 나를 두고 배우를 하기엔 너무 평범하고 예쁘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때 '예쁘다는 건 뭘까?'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이창동 감독님에게 물어봤더니 "(문)소리야, 넌 충분히 예뻐. 다만 다른 여배우들이 더 예쁜 것 뿐이야. 너는 배우를 하기에 충분히 아름다우니 그런 말에 신경쓰지마"라고 말씀하시더라"는 흥미로운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도 문소리는 배우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연기와 영화'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표를 소재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자칫 자신의 치부일 수도 있을 속내도 서슴없이 드러내며 흥미진진한 블랙 코미디를 완성했다.

영화에는 문소리의 남편인 장준환 감독이 남편 역으로 출연한다. 문소리는 "남편 역을 부탁한 장현성 배우가 출연하지 못해 실제 남편을 졸라 출연시켰다"면서 캐스팅 후기를 전했다.

17년간 배우 생활을 하면서 배우고 느낀 바를 첫 번째 연출작에 녹여낸 문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밝히기도 했다.

문소리는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늘 화내고 기분 나쁜 상태로 지낼 수는 없지 않나. 우리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반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제가 한국에서 여배우로 살면서 당연히 해야 할 고민이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고민하고 있고 움직이고 있다. 이 영화를 만들고 난 뒤 개봉이라는 용기를 낸 것도 그 일환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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