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자격 충분했던 대상에도 아쉬웠던 이유는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1.03.2017 14:40:49  |  조회수: 1933
배우 이종석이 '2016 MBC 연기대상' 대상 트로피를 품었다. 예상됐던 대상이었고, 수상 자격은 충분했다. 그럼에도 대상을 받아든 그 순간, 감동은 사라졌다.

이종석은 30일 오후 서울 상암 MBC에서 '2016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시크릿가든'으로 데뷔한지 6년 만에 수상한 생애 첫 대상이었다.

MBC는 최고 영예인 대상을 100% 시청자 투표에 맡겼다. 대상 후보로는 '가화만사성' 김소연, '쇼핑왕루이' 서인국, '결혼계약' 유이와 이서진, 'W' 이종석과 한효주, '옥중화' 진세연 등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대상은 이종석에게 돌아갔다. 이종석은 최우수상과 함께 베스트커플상 등 총 3관왕에 올랐다.

이종석은 수상 후 "모두에게 감사하다. 제가 멋들어진 말을 못한다. 열심히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역대 시상식 대상 소감 중 가장 짧았다. MC 김국진은 조금 더 말할 기회를 줬고 "청심환을 두 개나 먹었는데 졸리다. 끝날 때 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재차 소감이 끝이냐는 MC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상식은 그렇게 급하게 마무리 됐다.

시청자들로서는 생경한 시상식 풍경이었다. 대상 수상자들이 감격의 눈물을 쏟거나, 작품에 임했던 순간의 고민을 털어놓거나, 혹은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장면을 보아왔던 터였다.

물론 이종석의 수상소감이 잘못된 건 아니다. 천편일률적인 수상소감을 할 필요도 없다. 생애 첫 대상을 받아들고 긴장했을 수도 있다. '멋들어진' 말을 못하는 성격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종석의 수상소감은 분명 아쉬웠다. 준비된 대상 후보였던 이종석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수상소감에서 연기자로서의 진정성도, 대상의 무게도 느낄 수 없었다. 자칫 태도 논란으로 번질 수 있을 만큼, 무성의 했다.

비단 이종석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이날 'MBC연기대상' 시상식 분위기 자체도 그랬다. 3시간 내내 긴장감도, 감동도 없었다. 시상식에 참가한 연기자들이 당연한 듯 상을 받아갔다. 여기에 '대상=인기상'이 되면서 대상의 의미가 퇴색된 것 또한 MBC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기도 했다.

올해 MBC는 '드라마 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흉년이었다. 그나마 'W''가 작품성 면에서 인정 받으며 인기를 얻었고,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과 '결혼계약', 이병훈 감독의 '옥중화', '쇼핑왕 루이'가 체면치레를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상자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화려한 유혹'과 '몬스터' '불야성' 등은 아예 시상식에서 자취를 감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타 방송사에 비해 대상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날 대상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 수는 13만명. 지성이 대상을 받았던 지난해의 총 44만표에 비하면 4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긴장감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없는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대상 수상은 연기자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연기 인생에 축복이라 할 수 있는, 값진 순간이다.

그리고 이종석은 올해 그 자격이 충분했다. 이종석은 'W'라는 좋은 작품을 만났고, 캐릭터에 꼭 맞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W'는 기존 한국 드라마의 문법을 '맥락 있게' 벗어났다. 예측불허 전개와 파격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쫄깃하게 만들었고, 마지막회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이종석은 그 중심에 있었다. 웹툰을 찢고 나온 완벽한 비주얼부터 강철과 높은 케미를 자랑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부터 로맨스남까지 폭넓은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종석의 수상소감에선 작품 혹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를 응원했던 시청자들이, 대상을 선물했던 'W'의 팬들이 허무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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