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안팎' 저예산 영화로 눈돌린 女배우들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10.19.2016 10:52:30  |  조회수: 492
진짜 ‘멋있는’ 행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 3인방이 의미있는 작품 활동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뛰어난 연기력과 흥행력을 입증해온 윤여정, 한예리, 김지수가 저예산 영화로 눈을 돌린 것. 10억 대 안팎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를 뜻하는 ‘저예산 영화’. 언젠가부터 100억 대 블록버스터 영화가 분위기를 장악한 있는 충무로 영화판에서 소신있는 선택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에게 눈길이 모이고 있다.

상업영화 속 여성 캐릭터의 틀을 깨고 나온 그녀들. 흥미로운 소재와 톡톡 튀는 메시지를 담은 이들의 영화는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쉽다.

▲‘데뷔 50주년’의 내공…윤여정

먼저 배우 윤여정이 선택한 영화는 ‘죽여주는 여자’(이재용 감독)다. 성(性)과 죽음을 파는 여자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트렌스젠더, 코피노 등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이재용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 40회 홍콩국제영화제에 이어 제 20회 몬트리올 판타지아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이 그 예다.

여기엔 매 작품마다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에 등극한 윤여정의 공이 크다. 그는 이번 작품에도 노인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또 한 번의 변신을 선보인다.

윤여정은 극중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먹고 살아가는 박카스 할머니 소영 역을 맡았다. 소영은 노인들 사이에서는 ‘죽여주게 잘 하는’ 여자로 소문난 할머니. 하는 일에 대해 떳떳하지는 않아도 남한테 손 안 벌리고 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의 간절한 부탁에 진짜로 그들을 ‘죽여주게’ 되면서 연민과 죄책감 사이에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소영의 미묘하고 복합적인 캐릭터의 질감은 관록의 배우 윤여정의 깊이 있는 내공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완성됐다.

▲모두가 사랑해…한예리

한예리의 매력은 끝이 없다. 영화 ‘해무’, ‘최악의 하루’, 드라마 ‘청춘시대’ 등을 통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장악한 그녀. 이번엔 흑백영화 ‘춘몽’(장률 감독)이다.

‘춘몽’은 5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한국 영화. 한 여자를 두고 벌어지는 세 남자의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 국내외 영화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세 남자 역할의 양익준, 윤종빈, 박정범 감독은 익히 자신들의 작품에도 출연한 연기 잘 하는 감독들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완벽한 연기 앙상블을 선보였다. 극중 세 남자는 각자 너무나 다른 캐릭터이지만 한 여자를 열렬히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다르지 않다. 그녀(한예리)를 향한 마음으로 서로 경쟁하지만 한편으론 서로 위로하며 동행하는 그들을 통해 따뜻한 웃음과 뜨거운 눈물을 넘나드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예리 역의 한예리는 그야말로 꿈같은 연기를 펼쳤다. 수색이라는 공간 안에서 계속 삶을 유지해 왔던 사람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인간미가 묻어나는 그의 연기는 ‘진짜 배우’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눈물에 담긴 진심…김지수

김지수는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김경형 감독)로 10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사실 스크린 컴백보다 화제를 모은 것은 김지수의 눈물이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김지수는 “작은 영화는 외로움이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말을 잊지 못하다 퇴장한 김지수는 다시 돌아와 앉아 “작은 영화의 현장이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가에 대해서 잘 안다. 그래서 울컥했다”고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말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된 이 영화는 똑같은 이름으로 닮은 인생을 살아가는 세 명의 여자 성우주의 기적을 담은 드라마다. 서로의 과거·현재·미래가 되어 삶의 희망을 공유하는 세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서른 여덟, 스물 여섯, 열 아홉의 나이로 등장하는 세 명의 성우주 역에는 각각 배우 김지수, 허이재, 그리고 신인배우 윤소미가 캐스팅됐다.

김지수는 자신의 과거와 닮아 있는 열 아홉 성우주와 스물 여섯 성우주를 만나 그들의 현재를 보듬는 서른 여덟 살의 성우주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녀가 연기한 성우주는 자신이 놓친 꿈과 사랑에 다시 용기를 내고 자신 앞에 펼쳐진 기적 같은 시간의 흐름을 마주하는 여성이다. 기존의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이기에 더욱 그 의미가 남다르다. 깊은 눈빛과 포근한 목소리로 영화에서 중심축 역할을 해내며 관객의 박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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