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은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어머니가 이제는 자신을 위한 인생을 꾸려나가는 성장기로 안방극장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40대 중년 부부의 가정과 삶을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유쾌하게 그려내며 공감을 얻었다.
김병철은 극 중에서 차정숙의 남편이자 대학병원의 과장 서인호 역을 맡았다. 서인호는 바쁜 병원생활로 가족들에게 소홀한 가부장적인 아버지다. 김병철은 비호감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인물 설정을 애잔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그는 특유의 인간미로 차정숙에게 막말을 하고 가정에 충실하지 않은 '나쁜 남자'의 모습을 밉지 않게 표현했으며, 로이 킴(민우혁 분)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기싸움을 하는 서인호를 '계란으로 바위치는' 모습으로 담아내 웃음을 안겼다.
김병철은 지난 2003년 영화 '황산벌'로 데뷔해 여러 영화와 드라마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다 2016년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에서 메인 빌런 박중헌, JTBC '스카이 캐슬'에서 가부장적 아버지의 표본인 차민혁으로 분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어 '닥터 차정숙'을 통해 나쁜 남편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짠한 서인호를 연기하며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닥터 차정숙'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은 김병철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김병철,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김병철,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N인터뷰】①에 이어> -'닥터 차정숙'에서 귀엽다는 반응도 많았다. ▶귀엽다는 평가는 호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캐릭터에 대한 것은 인물의 다양한 면을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귀여운 쓰레기' 라는 반응도 있었다. ▶ 누리꾼의 문장력은 대단하구나 라고 생각했다.
-불이 나서 건물에 들어갔을 때, 차정숙을 안고 나오는 로이 킴과 마주치는 장면이 매우 코믹했다. 촬영하면서 어땠나.
▶거대한 바위를 계란으로 깨버리려고 했던 시도가 아닐까. (웃음) 인호는 엎드려서 있고 로이는 차정숙을 안고 있다. (로이 킴은)키도 187㎝인데 저도 싸움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서인호는 계속 (계란으로 바위치기를)시도를 하는 거니까, 그런 점에서 웃긴 부분이 잘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웃음을 못참는 경우는 많지는 않았다. 제가 뭔가를 하면 다른 분들은 조용하고 촬영감독님은 웃는다. 그 웃음은 격려의 웃음이다. 웃겨서 웃는다기보다는 격려해주기 위해서 웃는거다. 그 분위기가 정말 재밌긴 하지만, 편집 선을 생각하고 조각조각 작업했다. 여기서 내가 흔들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했다.
다른 장면에서는 케이크에 얼굴 박힐 때 빵조각이 눈에 딸려 나왔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웃음이 났다. (얼굴을) 박히고 딱 드는 것까지. (박준금 선배가) 화면에서 웃음을 참는 게 느껴졌다.
김병철,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김병철,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인호와 로이가 너무 비교됐는데 대등한 장면이 있으면 싶은 생각이 안 들었나.
▶드라마가 요구하는 상황이 있다. 그래도 격차가 줄어든 장면이 있기는 했다. 서로 몸싸움을 하는 장면인데 그 부분은 격차가 줄어든 것 같다. 그 부분을 그냥 찍었으면 저는 (로이 킴에게)팔도 안 닿았을 것 같다. 하하.
-서인호와 닮은 점이 있나.
▶저라면 외도를 하지 않았을 거다. (닮으려면) 일단 (가정이) 있어야 된다. (결혼은) 하고 싶은 바람 정도는 있다.
-미혼인데 아버지 역할도 어려웠을 것 같다.
▶불륜을 하려면 가정환경이 있어야 했는데 가정환경이 없기 때문에 그것도 간접경험이나 상상력으로 채워야했다. 그 상태에서 불륜이라는 설정도 생각해야했다. 쉽지는 않았다. 연기할 때도 엄정화 선배님은 긍정적이고 정이 가는 사람인데 서인호는 그런 차정숙을 보면서 다르게 반응한다. 인호여서 정숙을 매몰차게 대해야했어서 어려웠다. 제가 느끼는 것과 완전히 다르게 해야 했다. -'스카이 캐슬'에서도 그렇고 '닥터 차정숙'에서도 그렇고 둘다 의대를 보내려는 아버지였다. ▶보시는 분들이 확실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서인호 캐릭터는 '스카이 캐슬'에서 차민혁이 강준상이 된 모습 같다'는 의견을 봤다. 보면서 그런 상상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 연기하면서는 특별히 많이 의식하지는 않고 서인호에 집중했다. 물론 차별점을 생각하기는 했다. 상황과 코믹한 것들을 생각했다.
-'스카이 캐슬' 차민혁과 '닥터 차정숙' 서인호 모두 나쁜 캐릭터지만 미워하지는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 인물의 여러 가지 면을 드러내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드러나는 경우는 전체 이야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한다. 그런 부분을 개발해보려고 생각했다. 그리고 대본에 적힌 것을 수행한다고 생각하면서 했다. 첫 번째 기준은 대본이었다. 대본에서 제가 느낀 것이었지만 잘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멜로를 하고 싶다. 중년 로맨틱 코미디를하면 재밌지 않을까. 그런 드라마를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멜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공급할 준비가 되어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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