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머 "17년 만에 브랜뉴뮤직 신사옥..아버지께 항상 감사"

글쓴이: 동키  |  등록일: 10.04.2019 09:29:41  |  조회수: 1157
가요계엔 '버티는 자가 결국 성공한다'는 정설이 있다. 그 만큼 버티는 게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좋은 음악 콘텐트를 꾸준히 내놓으면 언젠가 빛을 보는 날이 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 강남 한복판에 번듯한 사옥을 올린 브랜뉴뮤직 수장 라이머(42·김세환)는 이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 리포터를 해서 번 돈으로 빗물 새는 지하 사무실 월세를 내며 음악 작업을 했던 그가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신사옥을 올리기까지 꼬박 17년이 걸렸다. 좋아하는 음악 일을 할 수 있었고, 사무실에 고인 빗물을 함께 퍼내며 서로 믿고 의지해준 회사 식구들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모르고 달려왔다. 라이머와 시작을 함께한 오랜 식구들은 신사옥에서도 여전히 함께 일하고 있어 더 의미가 남다르다. 음악 작업을 하는 환경 등 외관은 화려해졌지만 초심은 잃지 않았다. 취중토크를 위해 브랜뉴뮤직 신사옥에서 만난 라이머는 "처음 브랜뉴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하는 기도가 있어요. 음악으로 더 많은 분들께 기쁨과 행복, 위로와 사랑을 주고 싶다고 기도해요. 브랜뉴뮤직이 추구하는 가치이자, 이루고 싶은 목표죠"라며 맥주를 시원하게 비워냈다.



-술은 한 번 마시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라고요. 요즘에도 술을 즐기나요.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마실 때만요. 결혼하고선 일은 낮으로 돌리는 편이에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줄었고 챙기고 싶은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져요."

-술을 많이 드셨을 때 하는 행동이 있나요. "가끔 감상에 젖을 때가 있는데 진짜 보고 싶은 사람한테 전화를 해요. 평소 잘 표현하는 성격이 아닌데 술에 취하면 느닷없이 전화해 '그때 고마웠고 보고싶다'고 말한다더라고요. 부모님한테도 하고, 정말 내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전화해요."

-신사옥 공사에 AB6IX 컴백까지 바빠서 최근엔 술자리가 없었겠어요. "정말 쉬는 날 없이 일했어요. 2주 전만해도 주말은 외국에 있었죠. AB6IX 투어를 주말마다 함께 다녔거든요. 모든 공연이나 행사를 다 가는 건 아닌데 첫 해외투어라서 상황이 어떤지 보러갔어요. 주중에는 아내한테 미안할 정도로 눈떠서 눈감기 직전까지 일했고요."

-테이프 커팅식날 울컥했다고요. "공교롭게도 17년 전 처음 브랜뉴 작업실을 열었던 곳 근처예요. 지하 사무실이었는데, 비오면 다같이 물퍼나르고 했죠. 그때 같이 라면 끓여먹고 물 펐던 뮤지션들과 지금도 같이 일하고 있어요. 원영헌 작곡가는 프로듀서팀 붐바스틱을 이끌고 있고, 첫 알앤비 가수인 태완은 AB6IX 앨범 프로듀서로도 활약하고 있죠. 그 친구들 얼굴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죠. 함께 고생한 시간이 생각 났죠."

-신사옥을 마련하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었나요. "우선 직원들이 일할 공간이 부족했어요. 연습실도 외부에서 대여해서 사용해야 했고, 전반적으로 업무효율성이 떨어지더라고요. 건물을 매입해서 한곳에 뭉쳐 일하는 것이 낫겠다는 마음에 지난해 가을부터 건물을 보러다니기 시작했어요."

-사옥을 올리는 건 회사를 시작할 때와는 또 다른 기쁨일 것 같아요. "거짓말 안 하고 건물을 100개 가까이 보러 다니다가 3월에 결정했어요. 6개월 정도 여러 곳을 놓고 고민하다가 가격, 주차 공간, 공간 활용도 등을 고려해 계약서에 사인을 했죠. 어렵게 결정한 건물이라 계약서 사인하는 날 살짝 긴장했어요. 그날 아내가 찍어준 사진이 저장돼 있는데 표정부터 얼었더라고요. 요즘엔 시간날 때 회사를 지하부터 7층까지 쭉 돌아보는 게 낙이에요. (웃음)""

-요즘에도 집에서 보도자료 정리하나요. "당연해요. 눈 뜨자마자 핸드폰 켜서 처리하죠. 전날 밤에 수정하고 컨펌한 보도자료를 다시 한 번 체크하고, 잘 나갔는지 보는 것 부터 일이 시작돼요. 아직도 사소한 마케팅까지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직원들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저만큼 아티스트나 앨범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17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결과네요. "그땐 주위 모든 사람들이 부러웠어요. 지금은 부러워했던 것들을 하나씩 하고 있죠. 주변에서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보는데, 오히려 즐거웠어요. 리포터도 하고 심지어 대부업 광고음악도 만들어가면서 일이란 일은 다 했던 시절이죠. 그렇게 있는 돈, 없는 돈 다 모아 임대료를 내고 소속 아티스트 생활비 주면서도 스스로 뭔가 달라지고 있음은 느꼈던 것 같아요. 긍정적인 성격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막연히 상황이 나아지고 있고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기 때문에 즐거웠어요. 17년 전부터 같이 일한 친구들에 물어보니, 지하 작업실에서도 '브랜뉴 사옥도 생길거고, 너네가 원하는대로 다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될거야. 걱정말고 열심히 해'라고 말했다더라고요. 그 친구들은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 했겠죠."

-시작은 래퍼지만 제작자라는 직업이 잘 맞았나봐요. "맞아요. 어떤 분들은 곡 작업에만 몰두하고 싶다고 하는데 전 뭔가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좋아요.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볼 때 행복감을 느껴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고,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정리해나가는 것도 재미있고요."

-제작의 계기가 있었나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쭉 강남 서초에서만 살았어요. 그러다 학창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급속도로 형편이 어려워졌죠. 스무 살이 됐을 때 부모님께 도움 받을 수 있는 것은 없었고, 오히려 제가 돈을 벌어 갚아야 할 것들이 많았죠. 어떻게든 살아남아 가정에 힘이 되어야겠다는 사명이 생긴거죠. 특히나 3대 독자라서 그런 마음이 강했어요. 그런 상황들이 지금 회사를 설립하고 해나가는데 있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기댈 언덕이 있었다면 힘들었을 때마다 부모님께 도와달라고 했을지도 모르죠."

-주변에 시기 질투하는 사람은 없었나요. "물론 질투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어요. 아는 분들은 제가 26세에 브랜뉴프로덕션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어떻게 끌고 왔는지 알기 때문에 축하해주고 응원해주죠.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해요."

-가장 큰 힘이 된 사람은요. "가족이죠. 와이프는 심적으로 제가 많이 의지를 하고요. 아버지도 너무 든든한 존재죠. 아버지는 지금 회사 전무로 같이 일하고 계시거든요.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하시다가 나와서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셨죠. 그 이후 제가 브랜뉴 회사를 차리고 아버지께 재무관리를 부탁드렸어요. 남들은 부모님께 생활비를 드린다는데 저는 월급을 드리게 됐죠. 아버지 친구분들이 그게 효도라고 하더라고요. 75세이신 아버지가 또래보다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능력을 보여주고 계시니, 저 또한 정말 좋죠.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아버지에 돈을 맡기니 제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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