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중문답 -이백-
묻기를 왜 푸른산에 사냐고
웃고서 대답은 없지만 마음이 한가롭구나
복사꽃이 떨어져 아득히 흘러가는구나
따로 사람사는 세상이 있는 것이 아니구나
문답의 시
질문에 대한 답은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를 짓는 순간이 된다.
1. 이방원의 하여가 (何如歌)
고려 말,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이방원의 회유가 담긴 시입니다.
• 如此亦何如 (여차역하여)
• 如彼亦何如 (여피역하여)
• 城隍堂後垣 (성황당후원)
• 頹落亦何如 (퇴락역하여)
• 吾輩若此爲 (오배약차위)
• 不死亦何如 (불사역하여)'
현대어 해석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성황당 뒷담이 무너진들 또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 년까지) 누린들 어떠하리.
2. 정몽주의 단심가 (丹心歌)
하여가에 대한 답가로, 굳은 절개와 충성심을 상징하는 시입니다.
• 此身死了死了 (차신사료사료)
• 一百番更死了 (일백번갱사료)
• 白骨爲塵土 (백골위진토)
• 魂魄有也無 (혼백유야무)
• 向主一片丹心 (향주일편단심)
• 寧有改理與 (영유개리여)
현대어 해석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다시 죽어,
백골이 진토가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3. 이태백의 산중문답 (山중문답)
자연 속에 은거하는 풍류와 여유를 노래한 당나라의 대표적인 시입니다.
• 問余何意棲碧山 (문여하의서벽산)
• 笑而不답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현대어 해석
왜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기에,
웃으며 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절로 한가롭네.
복숭아꽃 띄운 물은 아득히 흘러가니,
이곳은 인간 세상이 아닌 별천지라네.
**
누구나 이렇게 해석을 한다. 행간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이 두 시를 예를 들면 생과 사를 가른 순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이 자신의 아버지의 친구인 정몽주에게 넌지시 대사도모를 함께 하자고 회유를 합니다. 그 시가 하여가입니다.
하지만, 정몽주는 단박에 거절을 하며 단심가로 답을 하며 "난 당신들과 함께 할 수 없네. 불사이군(不事二君), 신하는 두 왕을 섬길 수 없기에 고려의 충신으로 남겠네"라고 직설적으로 답을 했다. 그 결과는 죽음이었다.
다음 시, 이태백의 산중문답은 질문에 은유로 대답을 했다.
“당신 왜 혼자서 푸른 산에 사시나? (우리와 함께하면 부귀영화를 누릴 텐데)”
웃고서 대답이 없지만 마음이 한가롭게 보이는구나.
(그래서 왜 그러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복사꽃이 떨어져 멀리 아득하게 떠내려가네.
(이태백의 답)
사람 사는 세상이 뭐 따로 있나, 이런 곳에서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난 편하다오. (난 함께할 뜻이 없소이다)
그래서 이태백은 살아남아 후대에 명시를 남겨 후세들이 감탄을 하며 시를 감상하며 심신의 위안을 찾게 만들었고, 정몽주는 임(왕) 향한 곧곧한 충절의 기상으로 죽음을 맞았다. 만일 정몽주와 같은 충신이 살아남았다면 한반도의 역사는 어떤 방향으로 갔을지 아무도 모른다.
이 세상에 인간이라는 생명체로 왔다는 것은 ‘일기일회’, 단 한 번의 기회였을 텐데, 자신의 목숨이라 하여 너무도 결연히 죽음을 선택했던 것은 아닌가 나는 생각해봤다.
결국, 정몽주의 '단심(丹心)'은 역사의 불꽃이 되었으나 그 자신은 재가 되어 사라졌고, 이태백의 '소이부답(笑而不答)'은 자신을 지키는 방패가 되어 유구한 예술의 생명력을 얻었다.
물론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거는 숭고함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때로는 정면충돌보다 부드러운 유연함이, 직설보다 깊은 은유가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죽음으로써 증명하는 진실도 가치 있겠으나, 삶으로써 보여주는 진리는 더 오래도록 세상에 온기를 전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도 수많은 '하여가'와 같은 유혹과 질문 앞에 서 있다. 그때마다 정몽주처럼 부러질 것인가, 아니면 이태백처럼 물 흐르듯 자신을 지켜낼 것인가. 생과 사의 갈림길은 화려한 웅변이 아니라, 어쩌면 그 행간을 읽어내는 한 줄기 여유와 지혜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만두의 객석,권두안 JD-
"의미에서 가치로,가치에서 미학으로,미학에서 소통으로“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