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피값 40% 오르자 꼬리 내린 트럼프브라질에 추가 관세 철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워싱턴디시에서 열린 맥도날드 가맹점주 행사인 ‘맥도날드 임팩트 서밋’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맥도날드가 이 나라의 물가를 낮추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내 고물가 탓에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 농산물에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거둬들였다.

백악관이 20일 공개한 관세 인하 행정명령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브라질에 부과했던 브라질산 식료품에 대한 40%의 추가 관세를 철회했다. 지난 14일 백악관은 커피, 소고기, 바나나, 토마토, 아보카도, 견과류 등 200여개 품목 수입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는데, 브라질의 경우 10%의 보편 상호관세 외에도 40%의 추가 관세가 여전히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마저 면제한 것이다. 이번 명령은 11월13일 이후 미국에 수입된 브라질 수입 농산물에 소급 적용된다.

브라질은 소고기·커피 외에도 오렌지 주스와 설탕 등 다양한 식료품을 미국에 수출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브라질로부터 총 423억 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입했는데 이 중 약 80억 달러가 식료품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인 미국 커피 사용량의 약 3분의 1을 브라질에서 공급한다. 관세와 기상 악화에 따른 생산 차질 등의 영향으로 올해 미국 소매 커피 가격은 최대 40% 상승했다. 식품을 비롯한 생활 물가 상승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뒤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련의 관세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현 정권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을 내란 기도 혐의로 기소한 데 반발해, 지난 7월30일 브라질에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4월 발표한 10% 보편 관세에 더하면, 브라질은 도합 50%의 고율 관세를 받아든 셈이었다. 정작 미국은 브라질과의 무역에서는 흑자를 보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이런 가운데 브라질에 매겨진 고액 관세는 명백한 정치적 보복 성격을 띄었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미국에 손해였다. 대브라질 관세 종료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들마저 가세해 통과됐을 정도였다.

브라질의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관세 철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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