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워싱턴주재 유럽 외교관들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쪽과 소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속내를 읽어내는 트럼프 측근 인사들의 명단도 외교단 안에서 돌고 있다고 하는데, 지난 2016년 세간을 예상을 깨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유럽 외교관들이 재빠른 외교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서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6년 제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꺾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습니다.

이로 인해 대부분 국가 외교관이 사전 정보나 교류 없이 직면한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그 측근들과의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즉흥적인 스타일에 적응하는 것도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의 탈퇴를 심각하게 검토한 것은 물론 지난 2월 유세에서 국내총생산의 2% 국방비 지출 기준을 지키지 않는 나토 회원국에 대해서는 러시아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 주재하는 유럽 외교관들이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공화당 후보와 소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은 호텔, 대사관, 싱크탱크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 인사들과 만나며 트럼프의 재집권 시 정책 추진 관련 의중, 인사 구상 등을 취재해서 본국에 타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어떻게 나토를 위한 안전장치를 확보할지 등에 대한 ‘통찰’에 본국 정부가 목말라 있기 때문에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유럽 국가 외교관들이 부지런히 뛰고 있다는 것입니다.

존 래트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의 속내를 읽어내는 트럼프 측근 인사들의 명단도 외교단 안에서 돌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트럼프의 '이너서클'에 선을 대려는 외교관들 간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외교관 들 중에서는 '신참'들보다 유럽의 상대적으로 큰 국가 대사들과 워싱턴에 여러 해 주재해온 대사들이 트럼프 측근들에 더 수월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트럼프 행정부 시절(2017∼2021년)부터 워싱턴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해온 한 베테랑 유럽 외교관은 트럼프와는 모든 것이 '관계'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다지 긴장하지 않는다며 본국 정부에 트럼프와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상황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자신의 대화 상대방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기 전날인 지난 8일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서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