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LA 한인타운에서 일반 주택을 개조해 불법 사설도박장들을 운영해온 한인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주택에 잭팟 당첨금이 수천달러에 달하는 슬랏 머신까지 설치해 놓고 지난 수년 동안 암암리에 도박장을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혜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LA 한인타운 861 사우스 아드모어 애비뉴에 위치한  2층짜리 단독주택.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가정집에 이른 아침 LAPD 경찰들이 들이 닥칩니다.

(현장음)

집안에는  한인여성 2명이 테이블에서 도박을 하다 잠든채 발견됐고 1층 구석 방에는 라스베가스에서나 볼 법한  화려한 슬럿 머신들이 설치돼있습니다.

1층에서 3대 2층에서 5대 등 총 8대가 발견됐으며 현금 5천 달러와 손님 이름이 적힌 장부 등도 증거물로 모두 압수됐습니다.

당시 집안에는 K 모씨 부부를 비롯한 중년 한인 5명이 있었습니다.

(녹취) 들어갔을때 도박 테이블에 앉아있는 한인이 있었고  한대당 천 오백달러 상당의 슬랏머신 8대, 현금,  손님 관리 수첩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같은 시간 1105 아이롤로 스트릿에 위치한 다세대 주택 2층에서도  압수수색이 펼쳐져 슬랏머신 3대와 현금 4천여 달러가 발견됐습니다. 

이 곳은 아예 손님들이 주변 눈을 피해  도박장인 2층으로 바로 출입이 가능하도록 건물 뒤편에 몰래 출입구를 만들어 놓기까지했습니다.

주택 인근 이웃들은 5-60대 한인들을 중심으로 수년전부터 불법 도박이 벌어졌으며 항상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고 때로는 말싸움도 벌어져 시끄러울 때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언젠가는 터질줄 알았어요. 주로 여자들이 많이 와서 밤새 하다 가고 가끔 돈 때문에 싸우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다 알아요 여기가 도박장인줄. 그 사람들 때문에 정말 여기 사는 사람들은 주차를 못해서  얼마나 불편한지 몰라요 

지금까지 세입자들이  주택을 개조해 도박장이 운영돼 온 것을 알면서 눈감아 줬던 일부 집주인들은  뒤늦게 경찰 출동 소식을 듣고 달려와 모르는 일이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냅니다.

(녹취) 이거 알아서 뭐하려고? 지금 다른데 단속 나왔으니까 거기가봐요 우리집에서 하는건 걸릴 것도 없어 그냥 노인네들 25센트, 1달러로 심심풀이로 하는건데

이 밖에도 1111 사우스 켄모어 애비뉴와 1053 사우스 카탈리나 1026 듀이 애비뉴와 948 듀이 애비뉴 그리고 974 켄모어 애비뉴 등 다세대 주택에서도 암암리에 불법 도박장이 운영돼 오다가 적발됐습니다.

경찰의 이번 단속은 이들 주택에서 지난 2년 여 동안 불법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여러 달동안 잠복근무를 한 끝에 이뤄졌습니다. 
LAPD 동양인 수사과 갱, 마약 전담반은  도주를 우려해 오늘(17일) 아침 6시 80여명의 요원이 팀을 나눠  타운 내 주택 7곳을 동시에 급습한 것입니다.

경찰은 이번 단속으로 최대 잭팟 당첨금이 2천달러에 달하는 슬랏머신 35대와 현금 3만여 달러를 압수했습니다.

(녹취) 현재 타운에서 불법 도박장 운영하는 사람들끼리는  다 네트워크가 돼 있습니다. 단속이 나왔다 하면 서로들 연락해서  도주하거나 증거물을 숨기거나 하기 때문에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저희 요원들이 12-15명씩 7그룹으로 나눠서  급습을 한거죠 

이번 단속으로 적발된 한인 10 여 명으로 불법 도박혐의가 경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현장에서 티켓과 법원 출두 명령을 받은 상태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타운 내 도박장에서 적발되는 일부 한인들의 경우 웰페어를 받아 불법 도박에 탕진한 뒤 사채업자들에게까지 돈을 빌려 또다시 도박장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현재 타운 내 불법 도박장에 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만일 야간 시간에 급습했다면 더 많은 한인들이 체포됐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타운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표적인 불법 도박장들을 이번에 무더기로 적발한 만큼 이들에게 슬랏머신을 제공한 한인 공급책 수사는 물론 타운내 불법 도박장 운영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 작전에 나설 방침입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혜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