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가에도 반 유대인 - 반 이슬람 증오범죄 기승

[앵커멘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쟁 중인 가운데 미국 대학가에서 무슬림과 유대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무슬림 학생을 일부로 차로 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유대인 식당에서 총격을 가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개제한 학생이 체포되는 등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따른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스탠퍼드대 공공안전 부서에 따르면 지난 3일 CA주 팔로알토 인근의 캠퍼스 내에서 무슬림 학생을 일부러 차로 치고 달아나는 뺑소니 사고가 발생해 증오범죄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아랍계 무슬림인 피해자는 이날 오후 2시쯤 캠퍼스 내를 걸어가던 중 가해 차량 운전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 직후 이 운전자가 차량을 가속해 자신을 치고 달아나며 자신 그리고 그가 속한 커뮤니티에 욕설을 퍼부었다고 신고했습니다.

가해 운전자는 20대 중반의 백인 남성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이 사고로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학교 측은 전했습니다.

CA주 고속도로 순찰대CHP는 이 사건을 잠재적인 증오범죄로 보고 조사 중입니다.

리처드 샐러 스탠퍼드대 총장은 관련 성명에서 캠퍼스에서 잠재적으로 증오에 기반한 신체적 폭력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 캠퍼스에서 폭력은 용납될 수 없으며, 증오에 기반한 폭력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CNN은 이 사건을 포함해 스탠퍼드대에서 최근 최소 5건의 증오범죄 사건이 각각 발생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이 학교의 한 유대인 학생이 기숙사 방문에 붙여놓은 종교적 표식이 누군가에 의해 떼인 일도 있었습니다.

학교 측은 신성한 종교적 상징을 제거하는 것은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협박의 한 형태라고 규정한 뒤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지난달 31일 코넬대에서는 3학년 학생 패트릭 다이가 캠퍼스 내 유대인 율법을 따르는 음식을 판매하는 코셔 식당에 총을 쏘겠다는 내용의 글을 한 온라인 토론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연방검찰에 체포됐습니다.

코넬대는 이 사건을 비롯해 그간 학생과 교직원들이 받았을 스트레스를 고려해 지난 3일 하루 모든 강의를 취소하고 휴식을 취하게 했습니다.

지난달 11일 뉴욕 컬럼비아대에서는 도서관 앞에서 이스라엘 지지 포스터를 붙인 이스라엘 학생을 19살 여성이 막대기로 폭행해 이스라엘 학생이 손가락 등을 다친 사건도 있었습니다.

학교 측은 이 사건 이후 외부인의 캠퍼스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이황입니다. 

출신 국가별 증오범죄 피해 사례

출처: 연합뉴스 인포그래픽
증오범죄 피해자 15% 한국계…'중국계로 오인'
증오 범죄 사례를 분석한 만주샤 컬카니 변호사는 "가해자들이 한국 등 극동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을 무조건 중국인으로 간주해 차별하는 경우가 많았고, 동남아와 태평양 출신 이민자는 중국계로 간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