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업계, 증오범죄 공포심 이용한 아시안 타깃 마케팅 주력"

[앵커멘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총기 업계가 아시안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잇단 증오범죄와 총기 난사 사건으로 아시안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총기 소지율이 가장 낮다는 점을 이용하는 건데, 실제로 아시안들의 총기 구매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하면서 커뮤니티 내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총기 업계가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텍사스주에서는 인종차별로 추정되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인 일가족 3명을 포함한 8명이 사망하고 지난해(2022년) CA주 한 교회에서는 아시안 40여 명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올해(2023년) 초 몬터레이 팍과 하프문 베이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아시안 18명이 숨졌습니다.

이렇게 무차별 총격으로 희생당한 아시안이 늘자 이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했다는 점을 총기 업계가 이용하는 겁니다.

또 아시안의 영향력은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총기 소지율은 인종별 가장 낮았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이용해 총기 업계는 아시안 커뮤니티를 블루오션으로 보고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총기 업계 로비스트들은 홍보를 위해 아시안 대변인들과의 협력, 로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태계 옹호단체 AAPI 빅토리 얼라이언스(Victory Alliance) 바룬 니코레(Varun Nikore) 전무이사는 총기 업계가 아시안 커뮤니티에 친숙하게 접근하기 위해 대변인을 통한 홍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사격 대회 프로그램 ‘톱 샷’의 챔피언 출신으로 총기 소지 권리를 옹호하는 크리스 쳉(Chris Cheng)을 들었습니다.

전미사격스포츠재단NSSF과 AAPI총기소유주 협회(AAPIGO)에서 일해온 쳉은 팟캐스트 등에 출연해 총기 소유 자유에 대해 지속 홍보해왔습니다.

실제로 총기 판매업자 30%는 지난 2021년 증오범죄가 증가하면서 보호를 목적으로 총기 구매를 희망하는 아시안들이 급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당시 전국 총기조사(National Firearms Survey)에 따르면 신규 총기 소유주 가운데 아시안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기 업계의 단기적인 목적은 수익 창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총기와 관련해 부정적인 아시안들의 관점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쳉은 “아시안들이 총기를 포함한 무기 소장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 헌법 제 2조와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방송을 통해 전해왔습니다.

전미사격스포츠재단(NSSF) 래리 킨(Larry Keane) 자문위원은 이 마케팅 전략이 성공한다면 총기에 대한 아시안들의 인식을 바꾸는 결과를 낳고 수정 헌법 제2조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니코레 전무이사는 “팬데믹이 아태계 커뮤니티 내 두려움에 기름을 부었다”며 “총기가 유행병처럼 번질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보호를 명목으로 총기를 구매하기 전에, 총기를 소지하는 것이 덜 안전할 수 있다는 연구와 데이터가 있다”고 지적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 

출신 국가별 증오범죄 피해 사례

출처: 연합뉴스 인포그래픽
증오범죄 피해자 15% 한국계…'중국계로 오인'
증오 범죄 사례를 분석한 만주샤 컬카니 변호사는 "가해자들이 한국 등 극동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을 무조건 중국인으로 간주해 차별하는 경우가 많았고, 동남아와 태평양 출신 이민자는 중국계로 간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