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SF 등 전국서 대규모 아시안 증오범죄 규탄 행진/long COVID 후유증

 *어제(30일) LA를 비롯한 미 전역의 대도시들에서는 아시안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행진이 펼쳐졌습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감염자들의 장기 후유증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현경 기자!

1. 어제 반 아시안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대규모 행진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죠?

네, 어제 반 아시안 증오범죄 규탄 행진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미 전역 대도시에서 개최됐습니다.

CA주에서는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이곳 LA에서도 열렸고 그 밖에 뉴욕과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그리고 시카고 등에서 어제 반 아시안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행진이 열렸습니다.

미 전역에서 수백명의 주민들은 거리를 채우고 아시안 아메리칸을 공격하고 괴롭히는 일에 더이상 침묵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2. 어제 이처럼 반 아시안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행진이 전국적으로 진행된 이유가 있습니까?

네, 샌프란시스코에서 증오범죄로 아시안 남성이 사망한지 1주기를 맞아 열린 것입니다.

작년부터 워낙 많은 아시안 증오범죄가 발생했지만 지난해 80대 아시안 남성이 아침 산책을 하러 나갔다 갑자기 공격을 받고 숨진 사건은 특히 더 기억에 남는 사건 중 하나로 꼽힙니다.

84살의 비차 라타나팍디는 지난해 1월 30일 아침 평상시대로 산책을 나섰는데 당시 19살이었던 앤서니 왓슨이 갑자기 뒤에서 세게 밀치면서 앞으로 날아가다시피 하며 고꾸라졌습니다.

이로 인해 뇌를 다친 이 아시안 남성은 다시 깨어나지 못했고 이틀 뒤 숨지고 말았습니다.

이 영상은 고스란히 CCTV에 찍혀 공개됐고 가해자의 잔인한 모습에 더해 아시안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어 충격을 줬습니다.



3. 어제 행진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슬픔과 아픔을 공유했죠?

네, 숨진 남성의 딸은 아버지와 함께 한 사건 전날밤을 기억했습니다.

49살 몬타누스 라타나팍디는 아버지와 함께 뉴스를 시청한 뒤 볼에 굿나잇 키스를 나누고 잠자리에 들었는데요.  

그 다음날 아침 아버지는 일어나 산책을 갔다 미국에서 종종 일어나던 아시안 증오범죄 피해자가 됐습니다.

몬타누스는 어제 행진에 참석해 아버지를 추모했습니다.

타일랜드 출신인 아버지는 자신이 미국에서 교육받도록 해줬고 그의 어린 손자들을 더없이 아꼈다면서 사람들이 그의 온화한 모습을 기억하기를  어제 행진에서 바랐습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교육구의 음식 안전 검사관으로 일하는 몬타누스는 다른 그 누구도 자신이 겪은 고통을 반복해 경험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아버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을 비롯해 각계각층 리더들과 수백명의 주민들이 행진에 참석해 몬타누스의 말에 귀기울이며 함께 추모하고, 아시안 증오범죄를 규탄했습니다.



4. 그런데 라파나팍디가 목숨을 잃은지 1년이 지났지만 미국에서는 아시안 증오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게 문제 아닙니까?

네, 그 후에도 수없이 발생했고요.

기억하시겠습니다만 가장 최근엔 이달 뉴욕 지하철에서도 아시안 증오범죄가 발생했죠.

중국계 미국인인 미셸 고는 지난 15일 오전 타임스퀘어 지하철 플랫폼에서61살 흑인 노숙자 사이먼 마셜이 갑자기 뒤에서 떠미는 바람에 추락해 열차에 치여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북가주 버클리에서 태어난 미셸 고는 2002년 UCLA를 졸업하고 2010년 NYU에서 MBA 학위를 받은 후 딜로이트 컨설팅에 재직 중이었는데 변을 당한 것입니다.

미셸 고를 추모하는 행사가 지난 18일 뉴욕 타임스케어와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대규모로 열렸습니다.



5. 작년부터 크고 작은 아시안 범죄 사건들은 상당히 많이 발생했는데요. 몇건에 달하는지 집계된 자료가 있습니까?

네,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2021년) 9월까지 만 건 이상의 아시안 증오범죄가 발생했습니다.

아시안 증오범죄를 막기 위한 단체 Stop AAPI Hate coalition은 신체 공격을 비롯해 인종차별적 조롱, 기피 등을 포함해 만 건 이상이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그 동안 반 아시안 증오범죄 행진시위가 잇따라 열리며 아시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아시안 증오를 멈추라는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만 최근까지도 아시안 증오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6. 특히 최근엔 아시안 증오범죄 용의자가 버젓이 풀려나 논란이 일었죠?

2년 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산책을 하던 베트남계 남성이 10대 청소년과 그의 아버지에게 야구 방망이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피해자는 2년이 지난 지금도 그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하는데 가해자는 지미 테너는 경범죄로 1년의 집행유예를 받는데 그쳤습니다.

검찰의 솜방망이 처벌에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인데요.

어제 전국적으로 펼쳐진 행진에서는 앞으로도 아시안 증오 사건은 반드시 신고하고  아시안들 다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 강조됐습니다.



7. 다음 소식입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많은 감염자가 나오면서감염으로 인한 후유증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죠?

네, 요즘 코로나와 관련된 소식에서 long COVID란 단어가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웹사이트에 보면 post-COVID condition, 후유증이 long COVID를 비롯해 long-haul COVID, 만성적인 COVID로도 알려져있다고 적혀있는데요.  

그러니까 long COVID란 코로나 감염 후 후유증인데 오랜 기간 장기적으로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을 뜻합니다.

AP통신은 오늘 감염자 3분의 1 이상이 롱코비드를 겪는다고 의료계 추산을 소개했습니다.
 증상으로는 피로감, 기억력이나 사고력 저하 등이 있고요.

또한 미각이나 후각 상실, 호흡곤란도 보고됩니다.

그리고 불면증, 우울증, 불안감 등 역시 흔하게 발견됩니다.

이런 long COVID, 후유증은 감염 뒤 중증을 앓아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서 자주 발생하지만요.

그렇지만 코로나에 감염돼 가벼운 증세를 겪고 넘어간 환자에게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 왜 이런 후유증이 생기는지는 밝혀졌습니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러 분석들이 제기됐는데요.

먼저 초기 감염 이후 바이러스가 몸 안에 계속 남아 염증을 불러일으키거나 바이러스가 잠복해있다가 재활성화하면서 후유증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앓은 뒤 자가면역반응이 생기면서 후유증이 생긴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보통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에 감염되면 몸 안에 항체가 생겨 후속 감염을 차단하는데,코로나19 회복한 뒤 생긴 자가항체가 정상적인 자기 세포를 외부에서 온 것으로 오인해 공격한다는 설명입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가 미세한 혈전을 생성해 뇌졸중, 심장마비 등 후유증을 유발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9.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로 감염자가 늘자 이에 따른 후유증 환자 급증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하죠?
 아무래도 코로나 후유증을 많이 앓게 되면 그게 단순히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활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직은 이런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특별히 승인된 치료법은 없다.

일부 환자들은 물리치료를 받거나 진통제, 다른 질환용 약물 등을 투약하며 치료를 대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학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롱코비드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면역생물학자인 아키코 이와사키 예일대 교수는 일부 롱코비드 환자가 백신을 접종한 뒤 증상이 호전됐다고 보고받은 이후 관련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그는 이전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적이 없는 롱코비드 환자를 대상으로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감염되기 전에 백신을 접종하면 롱코비드 위험이 작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26일 영국 통계청(ONS) 발표에 따르면 성인 6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코로나19 백신접종을 마친 그룹은 9.5%가 롱코비드를 경험했구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그룹은 14.6%가 롱코비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도 코로나19에 확진되기 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롱코비드를 예방하거나 최소한 그 증세를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두 연구 모두 동료평가는 거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출신 국가별 증오범죄 피해 사례

출처: 연합뉴스 인포그래픽
증오범죄 피해자 15% 한국계…'중국계로 오인'
증오 범죄 사례를 분석한 만주샤 컬카니 변호사는 "가해자들이 한국 등 극동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을 무조건 중국인으로 간주해 차별하는 경우가 많았고, 동남아와 태평양 출신 이민자는 중국계로 간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