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PhotoO, “Freedom″ (2015년 1월 17일)]
■ 화면의 어디에 피사체를 옮겨둘까?
사진은 “빼기”라고들 하죠.
우리가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릴 때는 중요한 것, 그림의 주제를 염두해 두면서 그림을 완성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사진은 그렇지 않지요. 그녀가 매우 예뻐서 사진을 한 장 찍었는데, 내가 보기에 온통 세상은 그녀뿐일지라도 남들이 보기에는 ‘도대체 뭘 찍은 건지’ 모를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필요없는 건 그냥 지나치고, 강조하고 싶은 것에는 눈길을 주도록 좀 노력하면서 찍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사진이 아무래도 막 찍은 사진보다는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유리하지요.
근데 피사체가 내 맘대로 움직여주는 것도 아닌데, 그림 그리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는 건데, 내 맘대로 사진을 만져주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어렸을 적, 성냥개비를 눈앞에 두고 오른쪽 눈을 감았다가 왼쪽 눈을 감았다가 하면 성냥개비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작은 장난에는 사실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어요. 세상이 움직이지 않을 때, 내가 보는 관점을 바꾸면 세상이 변한다는 거죠!
사람은 눈 우세(ocular dominance)라고 해서, 사실 두 눈 중 더 즐겨 사용하는 눈이 있습니다. 맨날 오른손으로 똥 닦던 여러분은 오늘 왼손으로 닦아보도록 합니다. 상당히 어색하죠? 사진의 구도란 이렇게 식상한 것에서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오른쪽만 보던 사람에게 왼쪽을 보여주는 사진이 더욱 흥미롭고 눈길을 끌게 된다는 진리이지요.
그럼 사진의 네모난 프레임에서 주제가 어디에 있을 때, 더욱 몰입이 잘 될까요? 첫째는 물론 가운데입니다. 주제가 나를 향해서 성큼성큼 다가올 것만 같을 때, 화면에 주제를 꽉 채울 수 있을 때, 한가운데 위치한 주제는 블랙홀처럼 우리를 끌어당기지요.
Tip : 같은 그림에 똑같은 밝기의 빛을 따로따로 두 개 그려서는 안 된다. 한 개의 빛은 주제로 부각하고, 나머지는 주제에 부속되어야 하며, 크기고 밝기도 달라야 한다. 왜냐하면, 부분이나 밝기가 똑같지 않아야 관찰자의 시선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천천히 이동할 수 있으며, 똑같은 사물이 있는 경우 어색하게 정지된 느낌을 주면서 둘 중에 어느 것이 다른 하나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품에 최고의 힘과 탄탄한 구성을 주고 싶다면, 전체 화면에서 한쪽은 밝게 한쪽은 어둡게 해야 한다. 그 후에 서로 다른 양 극단을 조화시키고 서로 어울리게 만드는 것이다.
§ 출처 : 서울비 . 블로그 : http://seoulr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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