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호투, 그리고 커쇼와 그의 아내가 보여준 품격

글쓴이: 코젠트  |  등록일: 10.05.2018 10:03:51  |  조회수: 1837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다저스 최대의 화두는 이 두 선수였습니다.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클레이튼 커쇼는 그냥 투구 잘하는 1선발이 아닌, 다저스, 그리고 다저스 팬들에게 푸른 피의 상징적인 인물이었습니다. 혹자는 선발 교체가 다저스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할 기적 같은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1선발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첫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어제 류현진, 그리고 오늘 진행된 커쇼 기자회견에서도 1, 2선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 등판하게 된 클레이튼 커쇼에게 충격적이지 않았느냐는 질문부터 2선발인 이유를 들었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했습니다.

커쇼는 분명 웃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에서 유쾌하지 않음이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 등판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 들었고, 이해됐지만 공개하기는 싫은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류현진이 대단한 시즌을 보냈고,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의 호투를 칭찬했고, 기대한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유지해 오던 부동의 다저스 1선발 자리를 포스트시즌에서 동료에게 내줘야 하는 클레이튼 커쇼의 마음이 복잡미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랬던 커쇼지만, 류현진이 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오자 그에게 다가갑니다. 교체 소식을 들은 류현진은 로버츠 감독, 허니컷 코치, 리치 힐, 워커 뷸러, 푸이그, 그랜달 등등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모든 인사를 마친 류현진이 글러브를 챙겨 더그아웃을 떠나려 하자, 클레이튼 커쇼가 다가가 양팔을 크게 벌렸습니다.


따뜻한 장면이었습니다. 복잡미묘했던 감정이 있었지만, 류현진의 호투는 모든 상황을 인정하게 했습니다. 부담감이 컸을 류현진도 커쇼의 이 따뜻한 포옹에 승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많은 설명도 필요 없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커쇼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2층 가족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류현진의 아내에게 먼저 다가가 허그하며 축하의 말을 건넨 사람도 커쇼의 아내 앨런 커쇼였습니다. 모든 게 감동이었습니다. 류현진의 호투도 감동이었고, 류현진에게 먼저 다가가 안아 준 커쇼도, 그의 아내도 훈훈했습니다.

상대를 인정하고, 축하할 줄 아는 커쇼와 그의 아내 앨런 커쇼가 얼마나 큰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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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mamaleon  10.05.2018 12:36:00  

    바로 이런것이 스포츠계에  프로 정신이 아닌가 싶네요. 어제 경기 최고 였습니다.
    취재 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