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소유진 "'백종원의 아내' 수식어 맞잖아요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6.23.2016 17:11:25  |  조회수: 1108
소유진(35)의 첫인상은 '의외'였다.

입 가리며 웃고 예쁜 척하는 여배우이겠거니 했지만 인터뷰 자리에 앉기도 전부터 예상을 뒤집었다.

2014년 '예쁜 남자' 이후 2년만에 KBS 2TV 주말극 '아이가 다섯'으로 복귀한 소유진은 거침없었다. 매니저가 나간 뒤 두 팔을 걷고 고기를 굽는 모습이 야무지다. "오늘은 다이어트 내려놓는 날이죠 뭐. 해작거리는건 싫어요. 먹는 날은 먹어야죠. 자주는 아니니깐 가끔 이런 날도 있어야죠. 하하."

지금은 '백종원의 아내'로 알려졌지만 사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핫'했다. '맛있는 청혼' '여우와 솜사탕' '라이벌' '내 인생의 콩깍지' 등 히트작을 한 손에 못 꼽을 정도. 인기의 기준인 SBS '인기가요' MC도 맡았고 이벤트였지만 '파라파라퀸'으로 무대에도 올랐다. 그는 "사실 제가 보통 여배우들처럼 화려하고 예쁘진 않잖아요. 당시에는 시기가 적절했던 거 같아요. '쟤 뭐야'라는 식으로 봐 준 분들도 계셨고 그걸 또 좋게 느껴준 사람들도 있고요"라고 말한다.

그렇게 인기 많았던 소유진이 백종원과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드라마로 복귀한다고 했을 때 불안한 시선을 보는 이들도 많았다. '백종원 아내'라는 명분으로 주말극 주인공이 된 것 아니냐는 의심. 데뷔 이래 연기력 논란과는 담을 쌓았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도 그 진가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극중 눈물 마를 날 없는 워킹맘 안미정을 연기하고 있다. 믿었던 남편이 친구와 바람나 떠나 버린 후 세 아이를 키우는 박복한 인물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들이랑 드라마를 같이 보는데 시끄러우면 저한테 '조용히 하라'고 해요. 10대들도 학교에 가서 '아이가 다섯'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시부모님도 본방을 사수하고요."

배우이자 한 여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인 소유진. "저 올해 결혼 4년차인데 5년까지는 신혼이래요. 아직 신혼 기분 내며 살고 있어요"라며 꺄르르 웃는다. 인터뷰 도중 걸려온 백종원의 전화에 "저 지금 일해요 일. 나중에 전화할게요." 맺고 끊음이 정확한 여자다.

-육아는 어떤가요.
"힘든 건 맞아요. 그래도 아이랑 노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바쁜 촬영으로 자주 못 보지 않나요.
"아이들은 36개월까지 중요한 시기래요. 첫째가 25개월인데 하루하루 너무 좋아요. 아이들은 흡수하는 게 정말 빨라요. 그래서 책을 읽어주는 걸 놓칠 수 없어요. 아이가 기억하는 단어를 내가 처음으로 알려주고 싶어요. 알려주면 있는 그대로 흡수해서 아빠에게 가서 말해요."


-아이 앞에서 더 조심스럽겠어요.
"그럼요. 예쁜 말, 예쁜 단어 등 제 것으로 몽땅 채워주고 싶어요. 이 아이의 세상을 내가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큰일이에요. 쉬는 날은 아이랑 어떻게 놀아줄지 계획을 짜서 보내고 있어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점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촬영장에서 아이들 보고 싶어 어떻게 참나요.
"촬영 중간 5시간 정도 비면 아이를 보러 가는데 촬영장 안에선 아이들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건 안미정에 대한 배려가 아니죠. '아이가 다섯' 팀에도 그렇고요. 현장장에선 아이 엄마가 아니라 배우 소유진이죠. 워킹맘들이 출근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일터에선 일에 집중하고 쉴 때는 아이에 집중해요."

-자녀 계획은요.
"원래는 셋이었는데 자꾸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요. 현실이 될까 봐요.(웃음)"

-보이는 것과 다르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거 같아요.
"사실 애교가 없어요. 사람들은 애교가 많은 줄 아는데 그런 거 정말 안 좋아해요. 극중에서는 극대화해서 표현하는 거예요. 평소엔 재미없는 스타일이에요.(웃음) 차에선 조용하게 있어요. 아무 말도 안 해요. 눈을 감고 있는데 머릿속으로 계속 계획을 짜요. 그래서 스타일리스트나 매니저는 각자 이어폰 꽂고 노래 들어요. 그러다가 촬영할 때는 팀플레이죠."

-올해가 결혼 4년 차에요.
"벌써 그렇게 됐나요. 4년이라… 대박이네요. 어디서 봤는데 5년까지가 신혼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린 아직 신혼이에요. 진짜 신혼 같이 즐기고 있어요."

-세대 차이를 느끼진 않나요.
"많이들 물어보는데 오히려 제가 더 옛 스타일에요. 남편은 웃기고 재미있는데 전 아니거든요. 그래서 잘 맞나봐요. 예술고등학교 나온 후 연극영화과로 진학해서 선·후배 규율이 엄격했거든요. 그런 게 익숙해져 윗사람들을 대하는 게 편해요."

-요리하는 분들은 집에 가면 요리를 잘 안 한다고 하던데.
"부엌에 불이 안 켜지는 순간이 없어요. 그늘 요리하죠. 전 먹고요."

-남편이 하는 요리는 다 맛있나요.
"열에 하나는 아닐 때도 있어요.(웃음)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매일 요리를 연습하고 연구한다는 거에요. 요리라기보단 어떤 새로운 걸 계속 만들어 시식하는 느낌이에요. 남편 요리를 맛 보고 '이건 아니야'라고 솔직하게 말해줄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같이 TV를 보다가도 뭔가 생각이 나면 갑자기 부엌으로 가서 무언갈 만들어요. 요즘은 아이들이 먹을 것도 만들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요. 요리함으로써 대화가 끊이지 않아요. 맛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반대로 무언갈 해달라고 하면 백종원 씨가 귀찮아하진 않나요.
"아녜요. 뭐 해달라는 말을 좋아해요. 남편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 제 입에서 '입맛 없다'라고 할 때에요. 제가 안 먹으면 하루종일 우울해해요."

-소유진 씨는 요리를 잘하나요.
"좋아만 했는데 요즘은 많이 늘었어요. 매일 배우고 보고 먹으니까 늘 수밖에 없어요."

-집에서 어떤 아내인가요.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아내요.(웃음) 부부는 상대적이에요. 한 명만 노력해서는 안 되고 같이 노력해야죠.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하면 같이 그렇게 해야죠. 노력하고 믿고 고마운 것 표현하고 그래야죠. 마음이 편안하려면 몸이 바빠야죠. 잘 때가 되면 정말 뿌듯하고 행복해요."

-아이 둘에 남편까지, 집에서도 바쁘겠어요.
"장 볼 것만 해도 어마어마해요. 아이 간식에 남편 옷까지 다 직접 사거든요. 이 모든 걸 다 해내려면 계획을 철저히 짜야 해요. 아이가 커갈수록 옷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잖아요. 더구나 아들과 딸이니까 장난감도 다르고요."

-이렇게 알콩달콩한데 부부 싸움도 하나요.
"하긴 하는데 오래가진 않아요. 남편이 사업을 하니 평소에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해요. 가끔 서재에 들어가 보면 내가 모르는 어마어마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더라고요. 가끔 뭔가 화가 나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제게 짜증낼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저도 짜증나고 화가 나지만 그때 제가 잘하는 게 있어요. 무조건 미안하다고 해요. 남편은 금방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아요. 순간 욱해서 그런 건데 생각해보니까 자기가 잘못한 건데 무안할까 봐 제가 먼저 사과하고 풀어주는 거라는 걸요. 그렇게 하면 싸움이 길게 안 가요."

-요즘 사람들은 '백종원의 아내'라 부르는데 괜찮나요.
"백종원의 아내는 맞잖아요.(웃음) 싫었던 적은 없지만 부담스럽긴 해요. 기분 좋은 부담감이지 불편하진 않고요. 사람들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감사하죠. 무관심이 제일무서운 걸 알아서요."

-올해 데뷔 17년 차에요.
"데뷔 당시엔 시대가 좀 달랐어요. 인터넷이 덜 발달돼 신문을 사서 봐야 했죠. 과도기를 겪었던 사람이니까요. 솔직히 지금이 더 좋아요. 편하기도 하고요. 예전부터 SNS를 좋아했거든요. 사람들이랑 얘기하고 대화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라디오 DJ를 7년 동안 했었는데 그때 사연 받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땐 촬영장에 가면 단절된 느낌이 들어서 내가 진짜 연예인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난 직업이 연예인이지 삶 자체가 연예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DJ를 하면서 배우는 게 많았어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가 좋았어요."

-SNS를 통해 팬들과 자주 소통하더라고요.
"번개도 자주 해요. '여기 어디 감자탕집인데 오시면 밥 살게요'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그때 한 60명이 왔어요. 너무 좋았어요. 내가 그 사람들에게 오늘의 특별한 이슈를 만들어준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내 직업의 특권인 것 같아요. 사람들도 재밌고 나도 재밌고요. 평생 술 안줏거리가 될 수도 있잖아요. 얼마나 삶이 각박하고 재미없는데 재미난 일상을 하나씩 만들어주니 좋았어요. 이왕 얼굴도 알려졌고 이렇게 할 거면 이 삶을 누려야지 싶어요."

-예능 섭외도 많이 오나요.
"섭외가 많이 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건 안 돼요. 전 연기자니까 연기를 계속 하는 거잖아요. 또 예능을 가식으로 하고 싶진 않아서 출연은 자제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옛날부터 책을 쓰고 싶었는데 올초 이유식 책을 썼죠. 전문 서적을 쓸지는 생각도 못 했어요. 진짜 1년 이상을 썼어요. 지금 요리 부문 1위라는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어요.(웃음) 컨셉트부터 글까지 모두 제가 썼어요. 정말 한 글자도 대필 안 했고 교정까지 다 봤어요. 도와주는 작가분이 계셨지만 그 분이 힘들어할 정도로 제가 쓰고 고치고 계속 요청하고 반복이었죠. 책을 쓰는 과정이 재미있고 뿌듯했어요. 다른 거 내자고 출판사에서 계속 연락은 오고 있는데 고민 중이에요."



-배우로서의 특별한 욕심이 있나요.
"큰 욕심은 없어요. 가정이 있고 이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니까요. 배우는 직업이고 전 워킹맘이에요. 육아도 하고 일도 할 거예요. 계속해서 자신과 싸워 발전시키고 싶어요. 크게 무언가를 바라는 건 아니에요."

-차기작 계획은요.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연극도 꾸준히 하고 싶고 드라마나 영화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하고 싶어요. 가리는 배역은 딱히 없어요. 다만 아이들이 있으니 범죄자 역할은 좀 그렇겠죠."

-가장 어려운 건 무엇인가요.
"사랑이죠. 남편은 사랑을 제일 어렵지 않다고 했는데 제 목표는 평생 이 남자에게 사랑이 제일 쉽도록 만들어주는 거에요. 그러기 위해 항상 노력할 거에요. 제겐 제일 어렵지만 제 남자에겐 쉬웠으면 좋겠어요. 어려운데 너무 행복하고 어렵지만 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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