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출연 NO일본영화 NO..대중문화까지 번진 `일본 보이콧`

글쓴이: 챗둫  |  등록일: 07.30.2019 11:40:34  |  조회수: 477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영향이 일본산 제품을 넘어 대중문화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일본 아티스트가 출연하면 반응이 어떨 것 같아요?”

최근 한 케이블 예능프로그램 피디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는 데 분주했다. 일본 유명 뮤지션이 자신이 연출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수개월 전부터 약속이 됐는데,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일본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고민에 빠진 것이다.

“한국에 우호적인 데다가 이미지도 좋아서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그는 출연을 취소시켰다. 그는 <한겨레>에 “일본 아티스트 쪽에서도 충분히 상황을 이해한다며 이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영향이 대중문화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인’ 섭외를 꺼리는 것뿐 아니라 여행 프로그램에서 일본 소개가 금기시되고 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여행 프로그램은 <배틀트립>(한국방송2) <짠내투어>(티브이엔) 등으로, 일본은 가깝고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어 자주 소개됐다. 그러나 <짠내투어>를 방영하는 <티브이엔> 쪽은 “여행프로그램 등을 포함해 당분간 일본 소재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배틀트립> 관계자는 “다행히 일본은 예정된 게 없어서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일본 콘텐츠’에도 불똥이 튀었다. <교육방송>(EBS)은 27일 <세계의 명화> 시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을 편성했다가 방영 직전 <석양의 건맨>으로 대체 편성했다. <교육방송> 쪽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는 등 작품성이 검증된 영화이지만, 일본 보이콧 분위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교체했다”고 말했다. <오시엔>(OCN) <채널시지브이(CGV)> 등 영화 채널도 “당분간 일본 영화 편성은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8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도 상영관 확보에 애를 먹는 등 영화계에도 파장이 인다. 이 영화의 수입·배급사 쪽은 “홍보를 시작한 이후 보이콧 분위기가 형성되어 개봉일을 미룰 수도 없었다”며 “정치색 없는 영화에까지 영향을 미쳐 아쉽다”고 말했다. 영화 평점 사이트에서는 ‘일본 영화는 보지 말자'는 댓글과 함께 최하점을 주는 이른바 ‘평점 테러'도 쏟아져 개봉을 앞둔 일본 영화를 들여온 수입·배급사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오는 29일 개최하는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는 일본의 검객 영화 <자토이치>를 모티브로 한 영화제 공식 포스터를 교체하고, ‘자토이치 오리지널 시리즈 섹션’을 취소했다.

반면, 일본 보이콧 영향이 항일 콘텐츠를 살리는 일도 벌어진다.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일본 우익들의 논리를 반박하는 다큐 <주전장>은 개봉관이 늘었다. <주전장> 홍보대행사 쪽은 “보통 이런 성향의 영화는 개봉 첫 주에 통상 30개관 정도가 잡히는데 <주전장>은 61개관을 확보했다”며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어느정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이시언과 김규종 등 연예인들이 일본 여행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려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는 등 일본에 대한 반감은 연예인 개인으로 향하기도 한다. 유튜버 이사배가 일본 화장품을 소개했다가 비난이 일자 사과하고 영상을 내린 일도 있었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기획사들도 소속 연예인 단속에 나섰다. 일본 여행 자제령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연예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일본 관련 사진을 내리고, 일본어로 된 아이디를 바꾸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공연계에서도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지난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아디오스 피아졸라, 라이브 탱고>에선 일본인으로 구성된 탱고 밴드 ‘콰트로시엔토스'가 1부 공연을 맡았는데, 바이올린 연주자가 한국어로 인삿말과 곡 설명을 하던 도중 한 관객이 객석에서 일어나 일본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외친 뒤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예술의전당 쪽은 “해당 관객에게 물어보지 않아 반한 감정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일본문화’ ‘일본인’을 무조건 비난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예술의전당 탱고 공연 때 벌어진 사건을 비롯해 트와이스, 아이즈원 등 아이돌 그룹에서 자리잡고 활동하고 있는 일본인 멤버를 퇴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감정에 치우친 과도한 반응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북한에 대한 전략물자 밀수출 사실을 제기해 일본 수출규제 조처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짚었던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국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꽤 있는 국내 활동 일본 연예인들까지 우리의 적으로 만들어 어떻게 우리가 이길 수 있는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도 “일본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격하는 것은 과하다. 한국과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는 이들까지 비난해서는 안 된다. 특히 좋은 문화 교류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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