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은 어쩌다가 `反아베 영화` 주인공이 됐나

글쓴이: lucina  |  등록일: 07.12.2019 13:44:06  |  조회수: 960
심은경은 현재 일본에서 상영중인 영화 '신문기자'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익명의 제보를 받고, 대학신설 관련 정치권 스캔들을 취재하는 신문기자 요시오카 에리카 역이다.

영화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가케학원 스캔들(아베 정권이 특정 사학재단에 수의대 신설과 관련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연상시키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좀처럼 정치영화가 나오지 않은 일본의 현실에서 정치권력, 그것도 현직 총리를 대놓고 '저격'했다는 점에서 영화가 일본 사회에 던진 충격은 대단했다.

현실을 방불케 하는 내용 못지않게 화제가 된 건, 주인공을 일본 배우가 아닌, 한국 배우가 맡았다는 점이다.


아사히예능 인터넷판은 최근 "물망에 올랐던 일본 여배우들이 모두 출연을 거절하는 바람에 한국 배우 심은경이 여주인공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배역의 제안은 인기 배우 미야자키 아오이와 미츠시마 히카리에게 들어갔지만, 두 배우 모두 출연을 거절했다. 영화에 출연할 경우, 반(反)정부 이미지가 붙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영화 관계자는 "이들 뿐 아니라, 대형기획사 소속 여배우들은 누구도 이 역할을 맡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결국 그 역할은 반정부 이미지가 붙어도 활동에 큰 제약이 따르지 않는 한국 배우 심은경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인기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의 경우, 주연 배우들이 지상파TV의 여러 정보·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영화 소개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문기자'의 경우 인기 배우 마츠자카 토리(고뇌하는 젊은 엘리트 관료 역)가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출연 기회를 얻지 못했다. 주연 배우 출연은커녕, 지상파TV는 영화 '신문기자'에 대해 거의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개봉 직후 영화 공식사이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커들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당해 사이트가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개봉 초 홍보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입소문이 나면서 꾸준히 관객이 늘고 있고, 개봉 2주가 지난 현재 2억엔(약 21억7000만원)의 흥행수입을 기록했다. 사회고발 영화 치고는 꽤 높은 흥행성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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