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한혜진 결별설이 덮어버린 이슈들

글쓴이: 케세라  |  등록일: 12.11.2018 10:36:36  |  조회수: 2049
루머의 확산에는 루머가 사실일 것이라는 진실성을 전제조건으로 하지 않는다. 최초에 신뢰할 수 없는 원천으로부터 루머를 들었을 경우 개인은 그 메시지를 손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뢰성 정보는 망각되고 오로지 메시지만 기억에 남는다. 진위와 관계없이 쉽게 확산되는 것이다. 한번 발생되고 확산이 시작된 루머를 합리적 설득과 노력을 통해 중도 저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조재형 PROne 대표는 그의 책 『위험사회』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루머는 비객관적이고 비이성적이지만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치며,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난 7일에서 10일까지 포털을 지배했던 전현무와 한혜진의 결별설이 결국 근거 없는 소문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결별설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7일부터 일부 매체들은 마치 ‘설’이 진실이라도 되는 듯 루머를 퍼 날랐다. 모두 이성이 마비된듯했다. 근거 없고 무책임한 ‘루머의 범람’이었다. 다수의 매체는 설을 ‘결별’이라는 말로 확정 지어버렸고, 일부 매체는 근거 없는 단독 보도를 내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진실로 위장된 루머들 속에서 정작 중요한 이슈들은 묻혀버렸다는 것이다.   

루머의 뿌리는 지난 7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였다. 해당 방송에서 전현무가 흥겹게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면에 다른 출연자들은 박장대소했으나 한혜진이 시큰둥한 모습을 보인 것이 그 발단이었다. 일부 매체들은 한혜진의 이 시큰둥한 모습을 과거 한 방송에서 전현무가 “나 혼자 산다로 매주 촬영을 하는데 나랑 싸우면 (한혜진이) 잘 안 웃어준다, 티가 난다”고 말한 것과 연결해 이 둘을 결별했다고 단정 지었다. 

지난 8일과 9일 다수의 매체는 지속해서 두 사람의 결별설을 ‘결별’이라는 뉘앙스로 퍼뜨렸다. 점입가경, 10일 한 매체는 두 사람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도 않았으며 정확한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독] 전현무·한혜진 결별 맞다… 연인->동료로 돌아간다’는 제목의 보도로 두 사람의 결별을 확정 짓기도 했다. 해당 기사에 사용된 근거는 한 달 전에 해당 매체에 들어온 제보였으며 팩트체크가 필요해 보였다.

물론 이 단독보도를 본 매체들은 팩트체크도 없이 ‘결별’을 확정짓는 기사를 더욱 많이 쏟아내기 시작했고, 전현무와 한혜진의 이름은 다른 검색어들을 제치고 7일에서 10일 사이 포털 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 상위에 위치했다. 10일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는 ‘전현무 한혜진’이라는 검색어가 1위, ‘한혜진 전현무’라는 검색어가 2위를 차지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 한바탕 소란은 10일 오후 전현무의 소속사 SM C&C가 “본인에게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느라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 사과드린다”며 “확인 결과 두 사람의 결별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너무도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이렇게 매체들이 헛된 루머를 쫓고 국민들은 이에 부화뇌동하는 사이 정작 중요한 이슈들은 묻혀버렸다.

같은 기간 한혜진과 전현무의 결별을 다룬 가짜뉴스보다 중요한 이슈는 적지 않았다. 결별 보도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지난 7일 저녁 국회 풍경은 예년과 달리 혼란스러웠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장에서 예산안 등 법안을 처리하는 동안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무기한 단식’ 연좌 농성을 벌였다. 지난 6일 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제 개혁과 예산안의 동시 처리를 요구하는 야 3당을 배제한 채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고 본회의 일정을 잡았기 때문이다. 야 3당 의원들은 ‘기득권 양당 야합은 민주주의의 부정’ ‘기득권 야합 규탄한다’는 팻말을 들었다. 지난 8일 오전 4시 27분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고성이 오가며 갈등은 계속됐다. 전국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고 있지만 야 3당은 10일인 오늘 7일째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결별설은 거대한 사고까지 잠재워버렸다. 지난 8일 오전 7시 35분 강릉 발 서울행 KTX 열차가 출발 5분 만에 선로를 이탈해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KTX가 2004년 개통한 이래 두 번째 사고다. 2011년 광명역 탈선 이후 7년 만에 일어난 이 대형 사고는, 열차의 속도가 조금만 더 높았더라도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달 발생한 크고 작은 6건의 열차 사고와 더해져 정부의 안전에 대한 책임론이 크게 제기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사고가 발생하고 하루 뒤에야 현장에 나타나 고개를 숙인 김현미 장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고 전날 밤을 새워 국회에서 밤샘 예산안 처리를 마치고 새벽 4시가 넘어 귀가한 탓이었다. 이 역시 결별설 때문인지 논란은 대참사의 가능성에 비해 가벼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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