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잘 나이 들었으면꼰대 되기 싫다

글쓴이: 케세라  |  등록일: 10.31.2018 09:50:17  |  조회수: 556
유해진 “잘 나이 들었으면…‘꼰대’ 되기 싫다”


배우 유해진이 자신의 주특기로 돌아왔다.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유해진은 염정아와 부부 호흡을 맞추면서 영화의 웃음기를 더했다. ‘완벽한 타인’은 언론시사회와 각종 시사회 이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에, 배우로서 기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일 터.

“애정이 가는 작품이에요. 이 작품도 그렇고, 앞으로 개봉할 이미 찍었던 작품들도 애정이 있고요. 이번 영화는 보고 나서 좋았어요. 웃음도 있으면서,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들이 있었죠. 그래서 저는 좋았어요. 흘러가는 웃음 정도였다면 그렇지는 않았을 텐데, 왠지 뻐근한 것도 있었고요. 뭔지 모르겠어요(웃음). 그게 우리의 삶이라서 그런지, 저는 그렇더라고요. 보고 나서 마음이 좋았어요.”

특히 이번 영화로 부부로 호흡을 맞춘 염정아와는 실제 부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케미가 좋았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함께 출연한 적은 많았지만, ‘완벽한 타인’에서처럼 많은 호흡을 나눈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 편하게 했어요. ‘염드리 헷번’이 정말 잘 받쳐주셔서요. 늘 있었던 부부, 늘 제가 잔소리를 했던 사람처럼 살았던 것 같아요. 제가 잔소리를 하면 어떻게 받아주는 지가 중요했는데, 늘 그랬던 것 같아요. 정말 잘 받아줘서 고마웠죠.”

이번 영화는 해외에서 여러 번 리메이크 된 만큼 부담은 없었을까. 유해진은 이번 영화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영화 ‘럭키’ 때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봐서 어색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외국 원작이다 보니까요. 워낙 작가님과 감독님이 ‘우리화’를 잘 해주셨죠. 외국 원작이라고 하기 전까지는 잘 모르시더라고요. 그만큼 잘 해주셨어요. 그리고 우리의 정서에 맞는 실제 상황이었어야 했죠. ‘저럴 수 있어’라는 상황이어야 했어요.”

이번 영화는 유해진에게 항상 느껴지는 밝은 에너지, 코믹함이 더욱 부각돼 나타나는 작품이었다. 이에 유해진이 연기하기에도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됐다.

“절대 그렇지 않아요. 다른 연기도 어렵지만, 배우들 중 많은 분들이 코미디의 어려움을 이야기하죠. 그건 호흡의 문제라서 쉽지 않아요. 그리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추측을 해서 어떻게 해야지 재밌을까를 추측하는 게 쉽지 않은 작업이기도 하죠. 그게 안 통하면 싸해지거든요. 의도는 알지만 억지가 보이면 등 돌리기 시작하고요.”

그런 이미지로 배우 유해진을 떠올리면 선한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자리잡혀있다. 작품 속에서도 대부분 선한 역할을 많이 맡았고, 예능을 통해 보여준 수수한 콘셉트도 한 몫을 했을 터. 이런 이미지가 부담스럽진 않을까.

“예능이나 영화에서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건 좋아요. 그건 호감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생각을 하시지 말라고 할 수는 없고요(웃음). 인상만 쓴다고 하시는 것보다는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어디를 가도 웃으면서 반겨주시는 게 정말 좋고요. 근데 어떤 작품에서 그런 역할이 들어오면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저는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포장돼 보이는 걸까 싶었죠. 그래서 마다한 작품도 있었어요. 결국 하기는 했지만, 제가 쓸데없이 좋은 쪽으로만 포장되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거절했던 적도 있고요.”


점차 출연하는 작품 수가 많아지면서, 유해진의 연기도 덩달아 편안해 보이는 느낌이 든다. 그도 이런 부분들을 스스로 느끼고 있을까.

“예전보다 나아진 건, 제가 먹고 싶은 걸 먹는 거예요.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지금도 가끔 ‘내가 이걸 걱정 없이 먹고 있다니’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물론 그것보다 훨씬 더 좋아진 건 많이 있을 거예요. 문득 너무 자주 드는 생각이죠.”

그러면서 유해진이 과거 백상예술대상에서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 33인이 ‘꿈을 꾼다’ 무대를 꾸민 당시 눈물 흘렸던 것도 함께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그런 코너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전 미안함이 있었거든요. 후배나, 그런 사람들에게 ‘나만 먹고 싶은 거 먹고 사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죄짓는 기분이 들고요. 다들 노력은 하는데, 다 저렇게 힘들게들 사는데 생각 들고요. 그런걸 보면 어쩔 수 없는 걸 알면서도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완벽한 타인’에서 염정아와 완벽한 부부 호흡을 보여줬기 때문에, 실제 유해진의 결혼에 대해서도 기대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전 혼자 살 생각은 없어요. 어떻게 혼자 늙어요(웃음). 이서진 씨는 그렇게 살지만 저는 그렇게 못 살아요. 그렇다고 지금 꼭 해야겠다는 건 아니고요. 제가 20대도 아니고, 친구들 사는 거를 봤기 때문에 이상적인 건 전혀 없어요. 너무 이상만 그리고 있진 않고요. 연애를 하더라도 오픈 하고 싶지 않아요.”

유해진도 벌써 50대를 바라보고 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될 터.

“(나이가) 잘 들었으면 좋겠어요. 꼰대가 안 되면서 나이를 먹어야 할 텐데요. 점점 꼰대가 되는 것 같아요. 생각이 자꾸 좁아지고요. 잘 삐치기도 하고요. 안 그러려고 하는데, 안 그러기가 쉽지 않네요. 잘 사는 것도 그렇지만, 잘 죽는 것도 어려운 것 같아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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