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25년"..'한끼' 성동일, 웃음으로 풀어낸 무명배우의 삶

글쓴이: woo0woo  |  등록일: 05.09.2018 15:02:57  |  조회수: 1984
'한끼줍쇼' 성동일이 스스로를 '반지하 전문가'로 소개하며 무명배우의 삶에 마음속깊이 공감했다.

9일 방송된 JTBC '한끼줍쇼'에는 밥동무로 '미스함무라비'의 배우 성동일과 이철민이 출연했다.

이날 성동일은 이경규의 영화 제안에 대해 "영화제작자로서 매우 존경한다. 박명수가 가수를 포기하지 않듯이"라고 해 이경규를 발끈하게 하는가 하면, "드라마 장르에 따라 애드리브 허용 여부가 다르다. '은실이' 빨간양말은 애드리브로 끝까지 살아남았다. '라이브'에서는 애드리브 하면 안된다. '응답하라'는 신원호 PD가 '형 대본보고 오지마, 재미가 없어'라고 하더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날 성동일과 이철민은 한끼줍쇼 사상 최초로 오피스텔 한끼에 도전했다. 여러차례 실패가 이어졌지만, 한 오피스텔 문앞에서 만난 남성이 한끼를 승낙했다. 그는 자신을 '정성훈'이라 밝히며 "여성의류 업체에서 일하는 독거남"이라고 소개했다.

알고보니 정성훈씨는 영화 '돌려차기' 등에 출연했던 서울예대 출신 전직 배우였다. 그는 "이준기, 정유미와 동기다. 뜬 친구들과는 뜸하고, 안 유명한 애들과는 지금도 연락한다"면서 "하지만 (정)유미는 아마 기억할 거다. 워낙 착해서"라며 웃었다.

정성훈씨는 "10년간 배우에 도전했다. 1년 수입이 100만원 정도였다. 맨날 아르바이트만 했다"고 말했다. 또 "한동안 영화도 드라마도 못봤다. 내 선배, 동기, 후배들이 나오니까"라고 고통스런 과거를 떠올리는 한편 "미련을 버리니 편해졌다"고 웃었다. 성동일은 "나도 10년간 120만원 정도 벌었다. '빨간양말' 전까지"라며 "돌아가신 어머니한테 가난해서 고맙다고 했다. 배우 말고 다른 길이 없었으니까"라며 공감했다.

성동일은 "10시20분 정도 되면 인천가는 차가 끊긴다. 누구랑 잘건지 집에 갈건지 선택할 시간"이라며 "주로 많이 취한 선배한테 붙는다"는 경험을 토로했다. 정성훈씨는 "내집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녔다. 친구 집, 대학동기 집"이라며 "4대보험 되는 직장은 처음이다. 역시 돈이다. 돈이 들어오니까 좋다"고 강조했다.

정성훈씨는 "생애 첫 지상 집이다. 반지하 탈출하는데 15년 걸렸다"면서 "반지하가 1층보다 월세 5만원 싸다. 그 5만원이 중요했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차근차근 돈을 벌고, 부모님 도와드리고, 이젠 내가 돈좀 벌자. 좋은데 살자"라며 당시의 뜨거운 해방감을 고백했다. 이에 성동일도 "내가 반지하 전문가다. 반지하에서 25년 살았다"면서 "처음 반지하를 탈출했을 때, 너무 밝아서 잠을 못잤다"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정성훈씨는 "작은 중고 탁자를 샀다. 밥먹을 때 밖이 보이니 정말 행복했다. 해바라기(샤워기)만으로도 너무 기분좋다. 그 행복의 완성은 시스템 에어컨"이라며 '소확행'을 강조했다. 그는 방송 말미 "반지하 탈출해서 지상 8층 오는데 15년 걸렸다. 잘하고 있어 칭찬해! 술은 좀 줄이자"라며 스스로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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