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고 죄송" 이효리유아인, 제주 43사건 향한 뭉클한 진심

글쓴이: 케세라  |  등록일: 04.03.2019 09:16:47  |  조회수: 536
가수 이효리에 이어 배우 유아인이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진중한 태도와 진심 어린 속내가 지켜보던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유아인은 4월 3일 오전 10시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진행된 '제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추념식 현장은 KBS 1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유아인은 대한민국 각 도를 대표하는 6인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최근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 특별기획 프로그램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의 기획 및 연출, 진행을 맡아 남녀평등,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 통일 등을 주제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유아인은 이날 단상에서 '71년의 다짐'이라는 타이틀로 제주 4·3사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야기는 제주 4·3사건을 인지하게 된 계기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제주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약 3만 명의 민간인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희생자들과 유족, 제주도민, 국민들에게는 7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 있는 사건이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도올 선생님과 함께했던 방송에서 고백했는데, 부끄럽게도 나도 4·3에 대해 잘 몰랐다. 어떻게 불러야 했는지도 몰랐고 우리가 왜 몰라야 했는지도 잘 몰랐다. 그걸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4·3을 접하고 조금씩 알게 되며 우리가 절대 잊으면 안 되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소환하고 현재로 만들어야 하는 역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나도 처음엔 많이 놀랐고 분노했고 그리고 슬펐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그런 일을 자행한 이들은 멀쩡하게 살아갔는지에 대해"라고 운을 뗐다.

해당 사건을 겪은 피해자들과 유족들의 아픔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유아인은 "상상할 수 없더라. 피해자와 유족이 그 세월을 어떻게 감내했는지. 제주라는 섬이 그 상상조차 되지 않는 상처를 어떻게 품어 왔는지. 결국 제주만의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느껴야 하는 역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론 조심스럽지만 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해 70주년을 계기로 4·3사건에 대해 알게 됐고, 오늘 각 도에서 온 여러분의 고백처럼 '미안하다', '죄송하다', 그리고 '더 알아가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는 된 것 같다"며 "70주년을 넘어 71주년이, 그리고 앞으로 남은 날들이 그러하다면 좋겠다. 젊은 세대가 알아나가고 3세대 유족이 1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4·3사건의 정신을 기억하는 내일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연예인이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념식 현장에 함께하며 그 뜻을 함께 기리고 역사를 되새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까운 예로 가수 이효리와 이은미, 루시드폴, 작곡가 김형석 등이 지난해 4월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화제가 됐다.

당시 이효리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여야 정당 대표,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검은색 정장을 입고 단상에 올라 내레이터 역할을 했다. 차분한 목소리로 이종형의 '바람의 집'을 낭독했고, 이은미는 '찔레꽃'을 열창했다.

그간 이효리 등 연예인들의 추념식 참석을 두고 자칫 행사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참석 연예인들은 경건하고 차분한 태도로 자신이 맡은 바에 집중하며 귀감이 되고 있다.

2013년 싱어송라이터 이상순과 결혼한 이후 제주 애월읍 소길리에 거주 중인 이효리는 최근 방송된 JTBC '효리네 민박' 시즌2에서 "제주를 관광지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긴 한데 사실 아픔이 많은 땅"이라며 제주 4·3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행사 참석에 앞서 제주도에서 열린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8'에서는 추념식에 함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참석 요청을 받아 하기로 했는데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거 아니냐 그런 걱정이 좀 됐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내가 제주도에 살며 민박도 하고 제주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뭔가 나도 제주에서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 하게 됐다"고 말하며 진정성을 드러냈다.

유아인 역시 추념식 취지에 공감하고, 4·3사건을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 기억하고 공감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념식 현장에서도 검은색 정장을 입고 경건한 태도와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참여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유아인 소속사 측은 뉴스엔에 "유아인이 이날 진행된 '제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것이 맞다"라는 짧은 입장만 전했다. 유아인 외에도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도올 김용옥 등이 참석해 '제주평화선언'을 낭독해 관심을 모았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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