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언급은 친구에게도 실례지만, 배우 홍지민을 만나선 그 얘기를 안 할 수 없었다. 둘째 출산 후 독하게 마음먹고 다이어트에 성공한 건 널리 알려진 터. 그런데 요즘 공연 중인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자유분방한 섹시미의 대명사 타냐 역을 ‘원래 내 것인 양’ 소화하는 모습은 눈이 번쩍 뜨이게 감탄스러웠다.
특히 아들뻘 되는 페퍼를 상대로 "네 엄마가 알고 있니(Does your mother know)"라고 놀리며 무대를 종횡무진할 때 성량과 카리스마는 ‘이 구역의 여왕은 나’라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통통한 ‘애교지민’에서 180도 변신, 랩스커트 사이로 쭉 뻗은 다리를 과시하는 46세 뮤지컬 배우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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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고 나니 주변서도 "이제 프로 느낌"
“저를 아끼는 음악감독이 ‘네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다’고 따끔히 말해주셨어요. 지나치게 살이 쪄서 신체 밸런스가 무너져 건강에 적신호가 온 거죠. 놀라운 건, 살을 빼고 나니 주변 분들이 ‘이제 프로처럼 보인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 전까지 다들 솔직하게 말 안 했단 것도 그제야 알았죠.”
평소에 비하면 15~18㎏, 출산 직후 기준으론 32㎏ 감량했다. 사실 살을 찌웠던 것도 ‘프로의식’ 때문이었다. 그에게 2009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안긴 ‘드림걸즈’를 위해 한 달 새 14㎏ 찌웠던 것. 딱히 절박감이 없어선지 한번 붙은 살이 빠지질 않았다. 2017년 말 둘째까지 낳고 보니 인생의 기로라고 느껴졌다. ‘변신해야 한다, 이대로 고정된 이미지로 나이 들어갈 순 없다.’
지난 7월 3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난 홍지민이 자신감 있게 카메라 앞에 섰다. 요즘 이 공연장에서 뮤지컬 '맘마미아'의 섹시녀 타냐 역으로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후 지난해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비포&애프터 사진. 2009년 드림걸즈로 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당시 의상을 선보이며
타냐 역은 그런 시기에 운명처럼 찾아왔다. 알려진 대로 ‘맘마미아’는 스웨덴 여성그룹 ‘아바’의 대표곡 22곡을 바탕으로 세 명의 동갑내기 여성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홍지민은 앞서 2016년 공연 땐 통통한 독신녀 로지를 맡아 코믹한 캐릭터를 각인시켰다. 반면 이번엔 셋 중에 가장 도발적이고 대담한, 세 번 이혼 경력의 타냐로 변신했다. 스스로도 타냐를 몸에 익히는 게 힘들었다고.
“더블 캐스팅된 김영주는 지난 시즌에도 타냐를 했던 친구라 연습 때부터 분위기를 장악하는데, 저는 극 중 연하남의 스킨십에 몸이 쭈뼛 서는 게, 온통 부자연스러운 거예요. 별수 있나요. 죽어라 스스로 세뇌하고 연습하는 수밖에.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연출부가 ‘너 자체가 타냐인데, 뭐가 고민이냐. 그냥 즐겨라’ 하시는 거예요. 자신감이 붙고 나니 영국에서 온 오리지널 팀 제작진도 ‘역대 한국 타냐 중에 각선미가 제일 좋다’고 엄지 척 해주시더라고요,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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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 명곡 뮤지컬, 국내 200만 관객 눈앞
‘맘마미아’는 1999년 4월 런던에서 초연돼 올해 제작 20주년을 맞았다. 전 세계 50개 프로덕션에서 16개 언어로 공연돼 6500만여 명이 관람한 메가 히트 뮤지컬이다. 메릴 스트리프 주연 영화로도 속편까지 제작됐다. 국내에선 2004년 초연돼 지난 2016년 공연까지 1622회에 걸쳐 195만명을 불러모았다. 제작사 신시컴퍼니 측은 “8월 중순쯤 누적 관객 200만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7년 12월 국내 뮤지컬 사상 첫 200만 관객 돌파를 달성했던 ‘캣츠’에 이어 두 번째다.
■ "요요 관리? 칼로리 계산 지키면 돼요"
출산 후 한때 90㎏까지 육박했다는 홍지민은 다이어트 돌입 석달 만에 25㎏를 뺐고 이후에도 체중 관리를 성공적으로 해오고 있다. 팬들의 응원에 답하고자 이 같은 다이어트 및 요요 관리 비법을 인스타그램 계정(instagram.com/jimong0628)에 공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1번은 칼로리(㎈) 지키기, 즉 ‘아침 700 점심 600 저녁 300 하루 1600 이하로 먹기’다. 이밖에 ‘아침은 꼭 필수 꼭 단백질 탄수화물 섭취’ ‘낮12시 이후로는 카페인 금지’ ‘러닝머신 스피드 5.5 걷기’ 등이 적혀 있다.
"굶는 것, 먹고 싶은 거 참는 건 안돼요. 예컨대 예전엔 곱창을 2~3인분 먹었다면 요즘은 1/2인분 먹고 대신 야채로 배를 채우죠. 매일 몸무게 재는 건 필수고요. 한번 습관이 자리 잡으면 그 다음부턴 어렵지 않아요. ‘홍지민이 했으면 나도 할 수 있다!’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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