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반말 불편`갯마을 차차차` 홍반장 철학엔 이유가 있다

글쓴이: 케치본  |  등록일: 09.27.2021 09:50:33  |  조회수: 513
너 왜 자꾸 나한테 반말하냐"
"내 철학인데, 간단하게 말하면 친근하고 좋잖아"

남녀노소를 불구, 여자친구 부모님에게 조차 초면에 다짜고짜 반말을 날리는 남자. 무례해 보일 수 있는 태도임에도 특유의 친근감으로 금세 벽을 허물어버리는 마성의 남자. 그의 반말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의 반말 철학에는 과거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그만의 '이유'가 있다. tvN 토일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홍반장, 홍두식(김선호 분) 이야기다.

지난 25일 방송된 '갯마을 차차차' 9회에서 홍두식은 무인 주유소에서 헤매는 윤혜진(신민아 분)의 아버지 태화(서상원 분)를 도와줬고, 첫 만남부터 반말을 해 태화를 당황케 했다. 이후 윤혜진의 집에서 만난 태화는 홍두식과 윤혜진의 사이를 의심했고, 홍두식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저 혜진이 남자친구입니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이후에도 홍두식의 반말은 계속됐다. 태화는 그의 버르장머리 없는 말투에 '백수', '고아'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지자 더욱 그를 탐탁지 않아 했다.

비록 혜진의 남자친구 역할 대행이었지만, 다짜고짜 부모님 뻘 되는 사람들에게 반말하는 모습은 충분히 거슬릴 수 있는 행동이다. 공진 마을 사람들과는 오랫동안 알던 사이이기에 반말하는 모습이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낯선 이에게까지 '응', '그러셨어?' 등의 말투는 예의 없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화 역시 집으로 가기 직전 홍두식의 반말 철학을 듣고 "너나 좋지 이 새끼야"라고 속삭인 것일 테고.


사진=tvN '갯마을 차차차' 방송 화면.

그러나 정말 홍두식의 반말 철학은 '친근함'이 전부일까. 그간 '갯마을 차차차'에서 밝혀진 홍두식의 과거 트라우마를 보면 그의 반말은 단순한 친근감이 아닌 '방어기제'라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까지 떠나자 홍두식은 장례시장에서 "부모 잃은 것도 모자라서 할아버지까지. 사람 잡아먹는 팔자라는 게 있긴 있는 모양이야"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에 자신의 곁에 있던 사람들, 사랑했던 사람들은 다 자신 때문에 떠난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던 홍두식은 이후 그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았다. 집에는 어떠한 생명체도 키우지 않고.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5년간의 행적을 알 수 없던 홍두식은 이후 공진으로 돌아와 '홍반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살기 시작했다. '홍반장'은 무슨 일이든 최저 시급만 받으면서 모든 사람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친화력 최강의 캐릭터지만, 사실 '홍두식'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진짜 속내는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마치 '홍반장'이라는 캐릭터를 껍데기 삼아 '홍두식'을 감추려는 것처럼.

이건 홍두식이 존댓말을 하는 경우를 보면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그가 혜진의 아버지에게 계속 반말을 쓰다가 자연스럽게 존댓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혜진에 대한 진심을 말할 때다. "우리 딸 많이 좋아하냐"는 물음에 "네. 근데 남자 아니고 친구 사이에요.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서 본의 아니게 두 분을 속였는데, 걱정하실만한 그런 일 없었습니다. 치과 정말 따뜻한 사람이고 그래서 언젠가 그 친구 옆에 정말 좋은 사람이 있길 바래요"라고 한 것.

또한 홍두식은 서울에 가서 치료받는 신경정신과 의사를 만날 땐 늘 존댓말을 쓴다. 자신의 진짜 속내를 털어놓는 유일한 사람은 가까운 공진 사람들이 아닌 먼 서울에 있는 정신과 의사뿐인 거다.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반말을 건네지만, 어느 정도의 선을 긋고 사는 '홍반장'에 자신을 가두고 살았던 홍두식. 지난 10회에서 드디어 입맞춤과 함께 윤혜진과의 마음을 확인한 홍두식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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