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속.. 문 두드려준 이웃이 있었다

글쓴이: malissat  |  등록일: 10.09.2020 14:44:13  |  조회수: 278
“이웃 주민들이 아니었으면 딸들을 영영 못 볼 뻔했어요.”
8일 밤 울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삼환아르누보 아파트의 주민 허모 씨(44)는 9일에도 여전히 눈시울이 빨개진 채 목소리가 떨렸다. 허 씨 부부는 화재 당시 9세와 14세인 딸들을 데리고 대피하다 갑자기 밀려든 연기 탓에 손을 놓쳐버렸다.

자녀 생사를 몰라 절망에 빠졌던 부부에게 아이들을 무사히 데려다준 건 바로 이웃 주민들이었다. 허 씨는 “길을 잃고 헤매는 아이들을 한 이웃이 데리고 옥상 피난처로 대피했다고 한다. 이웃들이 아니었으면 우리 모두 큰일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8일 오후 11시경 33층 외벽이 모두 불길에 휩싸였던 주상복합아파트 화재가 발생 약 15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울산소방본부는 “삼환아르누보 화재는 낮 12시 35분 대부분 불길이 잡혔으며, 오후 2시 50분경 진화를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외벽을 타고 올랐던 불은 9일 오전 어느 정도 잡혔으나, 강풍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바람이 거센 데다 잔불이 계속 살아나 완전 진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에는 393명이 거주하고 있었으나, 심각한 인명 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주민들은 “긴박한 상황에도 서로를 챙긴 주민들과 침착하게 대처해 준 소방당국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은 긴급한 상황에서도 이웃들을 먼저 챙겼다. 12층에서 화재 의심 상황을 확인한 주민은 곧장 119에 신고했고, 아파트 관리소에 상황을 전달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여러 이웃들이 대피하면서 적극적으로 다른 집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눌러 피신을 종용했다. 아이나 노인 등의 이동도 적극 도왔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젖은 수건 등으로 입과 코를 막고 이동하는 등 대피 수칙을 잘 지킨 것도 피해를 줄였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의 대응도 발 빨랐다. 최초 신고를 받은 지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했다. 불이 번지자 대응 2단계를 조기 발령했고, 신속히 주민 대피를 도왔다. 화재 현장에는 소방 930명과 경찰 및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 75명 등 1005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소방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정밀 감식 이후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화재로 인한 연기 흡입 등으로 9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민 중 150여 명은 인근 호텔 등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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