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사진과 여행이야기를 100원에 팝니다.

글쓴이: 어린아저씨  |  등록일: 09.05.2016 21:08:43  |  조회수: 1361
벌써 5년도 넘게 지난 일이다. (긴글 스압주의.)

1. 난 세계여행을 하다 베트남에서 웃음이 참 예쁜 여자를 만나게 된다.
어릴적부터 무용을 전공한 그녀는 참 해맑았다.
요조의 음악을 좋아했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좋아했으며
나를 만난 이후로는 나를 좋아했다.

2. 한국으로 돌아와 그녀를 만났다.
알콩달콩 연애라는걸 시작했다.
그녀의 집 근처로 이사를 갔고 하루도 빠짐없이 그녀를 만났다.
세계여행도 좋았지만 그녀와의 일상여행이 더 달콤했다.
나도 요조의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나에겐 따뜻한 물에 신문지 잉크를 타놓은것 같던 아메리카노도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3. 지금의 난 아메리카노를 입에 달고 살고, 요조의 음악들은 이미 수백번은 들어서 모두 외울 수 있지만 그녀는 내 곁에 없다.

4. 우린 길지 않은 연애끝에 부모의 반대라는 식상한 이유로 헤어졌다.
어쩌면 그걸 극복하고 헤쳐나갈 만큼 우리의 사랑이 견고하지 못했고
그만큼 서로를 사랑하지 않았으리라.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5. 그녀와 헤어지고 난 다시 여행을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떠날 용기 외에는 남은것이 없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돈이 다 떨어졌었다.

6. 사실 여행에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하지만 떠나지 못할 이유는 아니었다.
그당시 난 약 2년간의 세계일주를 통해 여행지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었고 충분히 내 여행경비쯤은 벌 수 있었다.

7. 하지만 돈 때문에 여행지에 발이 묶이고 압박을 받는건 싫었다. 그 당시 평균 나의 한달 여행경비는 100만원이었다. 60만원은 숙식과 관광, 교통비에 썼고 40만원정도는 빈민을 돕는 일에 썼다.

8. "그래! 타인에게 나누는 40만원은 후원을 받아보자!"
아주 단백하고 단호하게 결심했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스펙과 신용없이 후원을 받는 일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9. 하지만 실행에 옮겼다.
명함 3천장을 만들었다. 홍보 동영상을 만들고,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스스로 강연회를 열고 대학가 카페와 식당등에 포스터를 붙이고 명함을 돌렸다.

10. 첫강연회에는 7명이 참석했다. 그리고 한명이 한달 1만원 후원을 약속했다.
내 명함은 카페 입구보다 길거리 바닥에서 더 쉽게 발견되었다.
보통 카페에 혼자 공부하는 여자들을 공략하여 7분만 시간을 내달라며
나의 여행을 설명하고 100원만 달라고 하는 방법을 썼는데, 작업하는 줄 알고 카페에서 쫓겨난적도 있다.

11. 신문사도 쫒아가고, 지역방송국도 쫒아가고, 대학 신문사에게 연락하고 출판사도 찾아가 여러가지 제의를 했다.
단 한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시당했다.
비참할 것도 없었다. 아니 비참했지만, 비참할 시간에 한명의 후원자를 더 구하는게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12. 한달이나 그렇게 열심히 홍보했지만 결국 20만원도 못채웠다.
정기후원을 약속한 사람은 17명. 그 중 10명이 가족과 친구 였으니
실제로는 고작 7명의 후원자를 찾은 것.

그리고 난 비행기 몸을 싣었다.

13. 많은 돈을 후원받지 못했기에 작은 나눔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늘 하던대로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학용품 두어개를 선물하고, 같이 소풍이나 다니고, 그냥 같이 놀았다.

14. 하지만 나의 이런 나눔이 지속될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딛고 시작한 내 여행은 지구 반대편 3채의 집이 되었고, 열댓개의 농장이 되었고, 4개의 도서관이 되었고 지금은 작지만 산골마을에 교육센터를 개관하고 희망꽃학교로 이름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병원 설립을 꿈꾸고 있다.

15. 그시절.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났을까?
아무 관심도 없어보이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100원을 달라고 무턱대고 말할 수 있는 그런 패기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16. 오는 9월 8일부터 미국LA에서 작은 사진전을 연다.
볼리비아 산골마을에서 희망꽃학교를 지으며 마주한 990일의
아이들의 삶을 사진 몇십장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그 일부를 공유하려 한다.

17.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같이 공유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지만
왠지 모르게 길거리로 나가 포스터를 붙이고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을 만나 전시회를 와달라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18. 이런 용기없는 꽃거지이기에. 오늘은 용기를 구걸해본다.

------------------------------------------------------
19. [꽃거지 한영준 힘내!] 라는 댓글 하나 당
길거리로 나가 한사람씩 만나 전시회를 홍보하겠다.
그리고 100원을 달라고 하겠다.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나의 꿈을 위해.
--------------------------------------------------------

20. * 혹 지인 중에 LA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테그해주길 바란다.
직접 찾아가던지, 최소한 메시지라도 해서 초대장을 보내도록 하겠다.

사진전 입장료는 당연히 한국돈 100원. 미국돈 10센트 또는 볼펜이나 연필 한자루이며. 낮시간때에 온다면 커피가 무료. 그리고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를 골라 작은 액자와 사진을 선물로 드린다.

사진전 장소는
문화공간
Joe & Neighbors
(2414 james m wood blvd #b la ca 90006) 이며
오픈시간은 이른 10시부터 늦은 10시까지.

9월 10일 토요일 오후 5시 반부터는 라틴 라이브 음악과 함께
꽃거지 한영준의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낚시성 글 죄송합니다.  하지만 예쁜 우리 아이들의 사진.
많은 사람들이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  와서 커피도 드시고, 좋은 사진들도 보시고, 좋은 추억 남기고 가세요! 아참. 사진은 판매하지 않아요!]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