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 학대 후 추방위기 한인 입양아, 구제 캠페인

[앵커멘트]

30여년전 미국에 입양된 뒤

두 가정에서 갖은 학대와 폭행에 시달렸지만

재기에 성공한 한 한인 입양아가

이번에는 불법체류자로 몰려 추방 위기에 놓였습니다.

한인 입양아의 이같은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아시안 이민 단체가

서명 운동 등 구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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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대 한인 입양아인 '애덤 크랩서', 한국이름 신송혁씨는

지난 1979년 미시간주의 한 가정에

누나와 함께 입양됐습니다.

그런데 입양된 뒤부터 5년동안

성폭행을 포함한 각종 폭행에 시달리다 결국 파양됐습니다.

그리고 1년 뒤 크랩서는

다시 오리건주의 한 가정에 입양됐지만

이곳에서도 4년 동안 양부모로부터

성폭행과 아동학대에 시달렸고

결국 양부모는 구속됐습니다.

크랩서는 "날마다 목을 조르고, 각종 화상을 입히고,

코를 부러뜨리는 등의 학대가 이어졌다"고

당시 고통을 털어놨습니다.

이후 크랩서는 노숙생활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현재는 결혼해 아이 셋을 둔 가장이 됐습니다.

문제는 한국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크랩서의 신분이

불법체류자라는 점입니다.

크랩서를 입양한 뒤 학대한 두 가정 모두

크랩서의 미국 시민권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입양아에게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준 것은

2000년 이후부터입니다.

이에 따라 2000년 이전에 입양된 크랩서는 해당되지 않아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불법체류자로 전락했습니다.

특히 크랩서는 과거 방황하던 시절

절도 등 전과때문에 우선적으로 추방 대상이 되면서

다음달 2일 법원에서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크랩서는 과거 입양한 양부모들에게 시민권 신청을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크랩서는 이어 자신의 의지에 관계없이 미국에 입양돼

미국인으로 살며 갖은 고초를 겪다가

결국 불법 체류자로 분류돼 추방당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토로했습니다.

이같은 크랩서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아시안 이민자 권익 옹호 단체는

"애덤 크랩서의 추방을 막아달라"는 캠페인을 벌여

8천명 이상으로부터 지지서명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민자 단체는

목표치 만 2천 8백명 이상의 서명을 채울 수 있도록

한인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박현경입니다.

(후멘트)

애담 크랩서의 추방을 막기 위한 서명운동은

웹사이트, http://action.18mr.org/crapser/ 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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